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가 쏘아 올린 '경기도형 교권 보호국' 신설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겠다는 취지인데, 실제 학생들의 학교와 학교 밖 실제 생활을 살펴보면, 학생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꽤 다수였다.
인천일보가 학생들의 학교 밖 생활에 이어, 이번에는 학생들의 증언과 학부모, 교사단체와의 취재를 통해 현 시대의 학생 일탈 현장을 들여다봤다. 가장 큰 문제는 도박이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 나오는 비행 청소년들의 일탈행위와 매우 흡사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1시 30분, 수원시의 한 초·중·고등학교 밀집 지역 사거리.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각이었지만 교복과 체육복 차림의 학생들이 거리 곳곳을 오갔다. 늦은 등교를 한다는 학생도 있었고, 병원 진료를 마치고 조퇴했다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최근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청소년 문제를 묻자 학생들은 하나같이 '온라인 도박'을 꼽았다
<인천일보 기획='도박에 빠진 청소년'>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양은 학생들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마다 스마트폰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도박으로 수천만 원을 잃은 학생도 있었고, 빚을 갚기 위해 친구 돈을 빼앗거나 갈취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양은 교사들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도박은 단순한 금전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 학교 안에서는 불법 도박 사이트 이용자를 모집하는 이른바 '총판' 역할을 하는 학생들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최근 학교 선도위원회 처분을 받은 평택지역 고등학생 한모(18)씨는 학교 안에서 총판 역할을 했다고 털어놨다.
한 씨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로부터 추천 코드를 받아 친구들에게 가입을 권유하고, 가입 시 지급되는 '꽁머니(무료 지원금)'를 미끼로 이용자를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한 씨는 “도박으로 돈을 잃은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도 했다”며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돈을 빌려 갔다”고 말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실시한 지난해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청소년 도박 경험률은 4.0%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9.4%는 최근 6개월 이내에도 도박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연구원 조사 결과 2025년 경기도 청소년 도박 경험률은 5.4%로, 도박을 지속한 비율은 32.6%에 달했다.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 3명 중 1명은 반복적으로 도박에 빠져 있는 셈이다.
문제는 학교내에서 이를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 교육계 종사자는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선도위원회 개최 외에 강제로 교육을 받게 할 수도, 별도의 처벌을 할 수도 없어 사실상 구속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부모 측에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우려한다.
도승숙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은 “온라인 스포츠 도박 관련 피해액이 8억 원에 달하는 학생이 나올 정도로 청소년 도박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도박이 금품 갈취와 불법 대부,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교육청 차원의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현서·김도엽·김소연·황수민 수습기자 kimsoyeon33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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