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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광장 다시 품은 오월, K-민주주의 더 밝힌다

5·18민주화운동 46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의 민주의밤 행사가 열리고 있다.

광장 다시 품은 오월, K-민주주의 더 밝힌다

5·18 민주광장에 울려 퍼진 46년 전 함성

5·18민주화운동 46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의 민주의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다시 광장을 품었다.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11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거행된다. 사상 두 번째이자 2020년 이후 6년 만의 민주광장 개최다. 올해 기념식은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와 주제 영상, 현장 선언, 기념공연, 특별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진행된다.

올해 기념식은 단순한 추모 행사가 아니다. 2년 5개원 간의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올해 기념식이 열리는 것은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옛 전남도청이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계엄군의 서슬 퍼런 총칼에 맞섰던 최후항쟁지다. 국립5·18민주묘지의 엄숙한 기억을 넘어 항쟁의 심장부였던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오월 정신의 계승·실천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K-민주주의’ 진정한 의미도 되새긴다. 오월 정신은 이제 광주에만 머물지 않아서다. 46년 전 광주는 고립된 도시였다. 신군부는 광주를 봉쇄했고, 언론은 통제됐다. 진실도 왜곡됐다. 그러나 기억까지 가두지는 못했다. 본보 창사 29주년 ‘80년 5월, 광주 너머 5·18’ 시리즈를 통해 짚어온 것처럼 5·18은 광주의 항쟁이면서 동시에 전국이 함께 감당해야 할 민주주의의 기억이었다. 대구와 부산, 전주, 충청 등 광주 밖에서 오월을 기록하고 알리려 했던 움직임 역시 5·18이 처음부터 전국적 민주주의의 문제였음을 보여준다.

그 기억은 12·3 비상계엄 극복 과정에서 다시 주목받았다. 시민들은 헌정 질서를 흔든 국가권력에 맞서 광장에 섰고, 그 과정은 1980년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저항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도 12·3 비상계엄 극복 과정을 5·18 정신의 연장선에서 바라봐 왔다. 이 대통령은 이를 "5·18에서 출발한 빛의 혁명"으로 평가했다. 광주정신이 오늘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뿌리임을 강조했다.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이재명 정부 제1호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도적 완성은 아직 남아 있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려는 시도는 올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헌법에 담고 비상계엄 선포 요건과 국회의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안은 지난 7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성립되지 못했고 이튿날 재상정 시도조차 최종 무산됐다. 여야의 정략적 계산 속에 39년 된 ‘1987년 체제’를 극복할 골든타임을 실각했다는 지역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국민적 공감대도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다. 5·18기념재단이 여론조사기관 케이에듀테크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 67.3%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 중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7.4%에 달했다.

헌법 수록은 광주만의 명예 회복 요구가 아니다. 국가폭력에 맞선 시민 저항의 역사를 헌정 질서 안에 새기는 일이며, 다시는 계엄과 폭력이 민주주의를 짓밟지 못하도록 국가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민주광장에는 유가족과 시민, 학생, 전국에서 광주를 찾은 참배객들이 함께 선다. 올해 오월의 주인공은 의전이 아니다. 1980년의 시간을 품은 장소, 그리고 그 광장을 다시 채우는 시민들이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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