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까지 기업들의 리밸런싱(재조정)은 대체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연말쯤 가면 본격적인 바이사이드 모드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준비하는 움직임도 느껴집니다."
곽윤구 삼일PwC GSP그룹장(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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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최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GSP그룹은 10대 대기업그룹과 중대형 사모펀드(PEF)들을 주요 고객으로 둔 삼일PwC 딜부문 내 핵심 조직이다. 회계실사와 가치평가, 구조개편과 기업 매각·매수 자문 등 인수합병(M&A) 관련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 가장 고도화된 자문이 요구되기도 한다. 곽 부대표는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스틱얼터너티브·한투PE의 울산GPS·SK엠유 소수지분 인수, 베인캐피탈의 에코마케팅 인수, IHC의 두올 매각, VIG파트너스의 피앤씨랩스 매각 등이 올해 GSP그룹이 자문한 주요 트랙레코드로 꼽힌다.
주요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둔 만큼 기업들의 속사정에 밝은 곽 부대표는 최근 2~3년간 몰아쳤던 주요 그룹들의 사업 재조정이 끝물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SK, 롯데, LG그룹 등의 리밸런싱 차원의 딜들이 아직 진행중이긴 하나, 올해 내로 이들 딜이 대부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올 연말을 기점으로 비핵심사업, 자산 정리 모드에서 신사업투자 및 인수 모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로봇·자동화기술 등이 기업 고객들 사이에서 인수 문의가 많은 섹터다.
다만 미국 AI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을 국내 기업이 인수하기엔 아직은 진입장벽이 높다. 곽 부대표는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는 일본, 대만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좀더 우선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어려운 점은 자국 산업 보호 기조를 뚫고 현지 규제당국의 심사·승인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TKG휴켐스는 일본 특수플라스틱 기업 야소지마를 인수하려 했으나 일본 정부의 승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최종 무산됐다. 곽 부대표는 "한국 기업이 현지 반도체 소부장 회사를 인수하게 될 경우 부딪히게 되는 현실적인 제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 등 다양한 구조를 활용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1년여간 글로벌 PEF가 M&A 시장에서 토종 PEF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현상은 글로벌 펀드들이 환율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었고,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자금)도 풍부했던 영향도 있었다고 봤다. 또한 동북아에서 중국이 투자 대상에서 배제되다 보니 한국에 더 많은 관심과 자금이 몰린 영향도 한 몫 했다는 설명이다. 곽 부대표는 "그 외에 최근 거래규모가 큰 조 단위 '빅 딜'들이 대부분 인프라 딜이었고, 이런 인프라 딜들을 KKR, 브룩필드, EQT 등 글로벌 인프라펀드들이 주로 가져가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내 PEF의 존재감이 적어보였다"고 분석했다. 곽 부대표는 "전력과 에너지, 데이터센터 등은 투자가 많다 보니 인프라 딜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 같다"며 "이제 국내 PE들도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한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스틱, IMM 등 대형 국내 운용사(GP)들이 최근 다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글로벌 PEF 우위현상은 향후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크로스보더 딜(국경 간 거래) 역량을 끌어올리는 일도 곽 부대표가 안은 과제다. 삼일PwC는 최근 2~3년간 외부 인사들을 꾸준히 영입했고 올해도 추가 인재를 수혈할 방침이다. 삼일PwC는 PwC 아시아태평양 기업금융(CF) 리더인 스티븐 정 파트너를 필두로 지난해 현대LNG해운을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에 매각한 거래와 KT&G가 스웨덴 니코틴 파우치 회사 ASF를 인수한 거래 등을 도왔다. 곽 부대표는 "회계법인이 글로벌투자은행(IB)보다 부족한 점으로 항상 지적된 게 크로스보더 딜인데 이젠 갭을 많이 줄였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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