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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과거 아닌 미래 얘기를” [김소연 칼럼]

‘초격차’ ‘리더의 질문’으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정신 차리고 빨리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 ‘다시, 초격차’를 썼다”고 들려줬습니다. Q. ‘제도를...

“과거 아닌 미래 얘기를” [김소연 칼럼]

‘다시, 초격차’ 책이 3월 3일 출간되자마자 바로 11쇄를 찍었다는 소식입니다. ‘초격차’ ‘리더의 질문’으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정신 차리고 빨리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 ‘다시, 초격차’를 썼다”고 들려줬습니다.

Q.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를 계속 합니다.

A.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이제 끝났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리더들은 모두 ‘패스트 팔로워’ 시대에 맞는 관리형 리더예요. 시키는 일을 정확하게 수행하고 실수하지 않으려는 리더십으로는 더 이상 장밋빛 미래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그런 학생을 길러내는 교육도 의미가 없고요. 새로운 미래에 맞는 제도는 무언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정부, 학교, 기업, 개인 모두 전방위적 개혁을 일궈내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정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Q. 서울대 이사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기획재정부 산하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정부와 대학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셨다고요.

A.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을 보니 대부분 대학교수, 국책연구원 연구원들이더라고요. 산업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어 위원장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위원회에 나가 들어보면 다 좋은 얘기 천지예요. 그런데 중장기면 지금 젊은이들이 만들 미래잖아요. 위원회에 정작 주인공인 젊은이는 없고, 젊은이에게 어떻게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줄지에 대한 고민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산업 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그 안에서 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이사장으로 있으면서는 학교 현장을 가까이서 접했는데 사실 대한민국이 바뀌려면 교육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교육을 바꾸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서울대만 봐도 교육을 바꾸는 데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인 테뉴어(종신 보장) 제도가 유명무실합니다. 미국은 교수가 테뉴어 못 받으면 퇴출이에요. 서울대도 그런 시도를 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아래서는 절대 교육이 바뀌지 않습니다(서울대는 최근 테뉴어 교수를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직후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Q.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회장과의 인연으로 시작된 오렌지플래닛재단 이사장 스토리가 흥미진진합니다.

A.

2010년부터 2~3세를 대상으로 멘토링을 해오고 있었어요. 2019년경 권혁빈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초기 스타트업 때 돈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다더군요. 돈을 벌고 나니 고생하는 후배 스타트업이 눈에 밟혀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고민하다 무상으로 사무실 공간을 1년씩 내어주고 있는데, 그 기업 CEO들 멘토링을 좀 해줄 수 없겠냐는 거였지요. 그렇게 오렌지플래닛재단이 시작됐습니다. 거쳐간 기업이 누적 700곳이에요. 멘토링을 할 때는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결정을 했냐”는 얘긴 하지 않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같이 고민합니다.

(22세 젊은 친구도 있다 자랑하는 권 회장은 대화 내내 과거보다 미래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젊은이들이 노인을 무조건 싫어하는 게 아니다. 미래에 대한 얘기는 없고 과거 얘기만 하는 그들이 꼰대처럼 느껴져 대화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나더군요.)

[주간국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3호(2026.04.01~04.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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