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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동락의 금리산책] 韓·美 모두 '기준금리' 인상 반영 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2024년 10월과 11월, 지난해 2월과 5월 총 4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0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포인트) 인하했다. 통화 정책의 기조 변화만으로는 약 1년 8개월 만이다.

[공동락의 금리산책] 韓·美 모두 '기준금리' 인상 반영 중

서울의 한 금융기관 앞에 예금상품 금리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2024년 10월과 11월, 지난해 2월과 5월 총 4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0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포인트) 인하했다. 통화 정책의 기조 변화만으로는 약 1년 8개월 만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강도 등을 두고 논란이 상당했다. 다만 이미 금리를 올릴 유인들이 이례적으로 많다고 밝혔던 통화당국의 입장 표명을 근거로 만만치 않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만만찮게 제기됐다.

이에 통화당국은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표현을 써가며 상당한 정도의 인상을 예고했다. 물론 당장 과감하고 연속적인 인상보다는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점진적인 인상 경로를 밟아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긴 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통화 긴축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다.

현재 고물가에 대한 우려에 성장, 금융 안정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을 추가로 이어갈 가능성은 상당할 뿐만 아니라 금리 결정 시점마다 지표 여건이나 취합된 정보들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혀 표면적으로는 ‘백투백 인상’(연속 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 성장, 금융 안정 등을 근거로 기준금리 인상에 필요한 요건들이 모두 갖춰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꾸준히 이어갔다. 앞서 ‘이례적’이란 문구를 통해 금리 결정에 필요한 여러 환경이 일제히 인상 쪽에 맞춰져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강력한 매파적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사실 지난달 금통위는 워낙 연속 인상에 대한 쟁점이 크게 부각됐던 만큼 신 총재의 매파적인 입장은 오히려 수위가 그리 높지 않은 발언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조목조목 인상의 논거를 밝힌 것만으로도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운 긴축적인 통화 정책 이벤트였다.

특히 지금의 물가와 경기 여건을 종합해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한 대목은 단순히 이번 금리 인상이 유가 상승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것이라는 평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경고였다. 또 매크로 요인을 제외하고 금융 안정 문제를 거론하며 부동산과 원·달러 환율 상승을 동시에 지목한 것은 전방위적 인상 개시 선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올해 중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물론 그 사이클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금리의 긴축적인 통화 정책에 대한 부담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정책에 대한 방향성은 한국과는 조금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물론 지난달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이 기존 1회 인하에서 1회 인상으로 달라졌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나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이나 통화 정책 이슈와 관련해서는 단연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가 더 주목받고 있다.

웬만해서는 시장이 예측할 수 있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지 않겠다고 밝힌 워시 의장은 그 자체로 이슈나 뉴스의 대상이 됐다. 또 이러한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함에 따라 시장 역시 워시 변수에 대한 프라이싱 과정을 서서히 진행하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포워드 가이던스의 부재 국면 이후 시장이 일제히 통화 긴축이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지닌 역사적인 맥락과 커뮤니케이션상의 구조에서도 충분히 예견됐던 것으로 나름 현명한 시장의 워시 적응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워시 의장은 임기 개시 이후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대표적인 포워드 가이던스였던 점도표 작성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최한 한 포럼에서는 향후 정책 결정에 단서가 될 수 있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유도하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처럼 의도적인 포워드 가이던스 지우기와는 별도로 시장은 이를 매파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리 인상을 위한 신호로 해석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실제 워시의 포워드 가이던스 논란을 기점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비율이 빠르게 높아졌다.

그렇다면 단순히 향후 통화 정책과 관련한 단서를 주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왜 매파적 혹은 긴축적인 행보를 연상하게 됐을까.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 포워드 가이던스, 즉 현재 시장 참가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선제 안내는 금융 위기 이후 통화당국이 더 이상 금리를 물리적으로 인하하기가 힘든 상황에서 도입됐다는 점이다. 제로 금리에 이어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 정책 수단들까지 총동원됐지만 조금만 불안한 징후를 보이면 시장 자체가 큰 혼란을 겪던 시기에 통화당국은 미래를 담보로 낮은 금리를 오래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했다.

실제 이번 논란을 야기한 점도표는 2012년 1월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금융 위기 이후 유럽 재정 위기, 중국발(發)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이런 완화적 대응의 일환이었다는 배경을 지닌 포워드 가이던스를 없애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파적인 해석을 부를 수 있다.

둘째, 포워드 가이던스가 통화당국과 시장 간 의사 소통 과정에서 비대칭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당국이 의사소통을 진행할 때 포워드 가이던스가 많고 빈번하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느낄 수 있는 여유나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는 반면 가이던스가 없거나 줄어든다면 긴장감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사실 워시 의장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취임 전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등장한 인물이란 점, 과거 양적완화에 반대해 연준 이사직을 사임했다는 점 등과 같이 서로 상반된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워드 가이던스가 역사적으로 완화적 정책 행보의 연장선에서 나온 조치였고, 의사소통을 줄이는 행위 자체가 상대적으로 긴장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지 않겠다는 워시 의장에 대해 일단 높은 확률로 금리 인상에 대비한다는 것은 충분히 타당한 접근일 수 있다.

이에 미국 시장금리는 한국처럼 실제 기준금리 인상이 없었음에도 긴축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반영 중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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