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공기업 카지노 계좌가 ‘범죄 자금 세탁’ 통로로…8년째 방치

주식 리딩방에서 사기를 당한 사람의 피해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계좌가 포착됐습니다.

공기업 카지노 계좌가 ‘범죄 자금 세탁’ 통로로…8년째 방치

[앵커]

주식 리딩방에서 사기를 당한 사람의 피해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계좌가 포착됐습니다.

다름 아닌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카지노 계좌였습니다.

어쩌다 범죄자들 자금 세탁 창구로 악용된 것인지, 현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높은 수익율을 보장한다는, SNS에서 알게 된 사람 얘기에 50대 권모 씨는 한 달 새 1억 원 넘는 투자금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투자금을 인출하려 하자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주식 리딩방' 사기였습니다.

[권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이혼하고 암 선고받고 지금 (아이들) 3명 키우고 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죠."]

금융 당국의 추적 끝에 일부 피해금의 흐름이 확인됐습니다.

몇 차례 대포통장을 거친 돈은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계좌로 갔습니다.

누군가 이 돈을 인출했고, 추적은 끊겼습니다.

이 카지노 계좌는 이용객이 돈을 입금하면 현장에서 '칩'으로 바꿔주는 데 쓰입니다.

카지노는 통장에 찍힌 입금자 이름과 칩으로 바꿔가는 사람만 대조할 뿐, 실제 송금자가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송금에서 입금자 명을 바꾸는 건 손쉽게 가능해, 투자 사기범들은 이런 방식으로 범죄 자금을 세탁한 거로 의심됩니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계좌가 이렇게 자금 세탁에 활용된 걸로 의심돼 지급 정지된 건 지난 8년간 153건, 세탁 의심액은 53억 원에 이릅니다.

인출자 대다수는 중국과 베트남 국적으로 파악됩니다.

[배현진/국회 문체위원/국민의힘 : "국민 신뢰를 받아야 할 공기업이 오히려 범죄 조직들의 자금 세탁 창구로 전락했습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측은 "명의 확인에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면서, 실명 인증된 사람만 입금할 수 있는 전용 가상 계좌를 곧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

촬영기자:이영재 조영천/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성일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