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PX 포맷 소개 영상 캡처 (자료=한컴그룹TV)
공공분야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화할 'HWPX' 시대가 열렸다. 공공 데이터의 AI 학습이 용이해지면서 행정 혁신은 물론 새로운 혁신 스타트업이나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정부와 IT 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기존 HWP 대신 개방형 포맷인 HWPX 사용을 의무화하는 '행정업무 운영 및 혁신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전면 시행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행정 정보시스템인 온나라 문서시스템에 HWPX 형식 같은 개방형 문서만 첨부할 수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개정안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행정 시스템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쇄형 HWP 관행 종지부... 개방형 HWPX로 왜곡된 프레임 깨져
정부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부분은 그간 한컴오피스의 HWP 포맷을 사용해왔다. 국산 소프트웨어를 쓴다는 자부심은 있었지만, HWP의 구조가 독자 규격으로 외부 도구로는 읽히지 않는 폐쇄적 형식이라 빅데이터 활용이나 AI 학습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에 HWP 개발업체인 한컴(당시 한글과컴퓨터)이 2010년 개방형 포맷인 HWPX를 내놨다. HWPX는 비정형 문서 데이터의 내용과 구조를 별도의 변환 과정 없이 기계가 학습할 수 있도록 XML 표준 기반으로 개발했다.
하지만 업무 관행이나 기존 오피스와의 호환성 등의 이유로 기존 HWP를 계속 활용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는데, 전자정부 운영 방침을 수립·관리하는 행안부가 HWPX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이제 폐쇄성에 대한 비판은 사그러들게 됐다.
이전까지 외국계 업체 등에서는 정부가 HWP 포맷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 "자국산 스프트웨어에 특혜를 주고 있다"며 "글로벌 표준을 지키지 않아 한국의 공공 IT 환경이 고립되는 갈라파고스화 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HWPX의 등장과 의무화에 따라 챗GPT 등 여러 국내·외 솔루션과 서비스가 한컴오피스 포맷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주장은 무색해졌다.
한컴 관계자는 "한 때 91%의 정부 HWP 포맷 문서가 AI 학습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HWPX의 확산으로 이제 그런 문제는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HWPX 의무화로 이제 공공 데이터에 대한 AI 학습을 막는 장애물은 거의 다 사라졌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는 이미 빅데이터가 급부상하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부터 공공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여기에 마지막 장애물로 꼽히던 HWP 포맷의 '단종'으로 다양한 혁신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기존 HWP 포맷 구조 개념도. (자료=한컴테크 블로그)
개방형 HWPX 포맷 구조 개념도. (자료=한컴테크 블로그)
◇새로운 혁신 스타트업 기대감 상승... 공공데이터 활용 가속화
관련 업계는 벌써 분주하다. HWPX 포맷 확산은 공공 데이터를 분석, 학습하는데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관련 솔루션이나 서비스 기능은 공공 조직은 물론 민간에서도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T클라우드는 지난달 E2E(End-to-End) AI 플랫폼 'AI 파운드리(Foundry)'의 공공 클라우드 상품을 출시하면서 검색어 증강 생성(RAG) 솔루션 'RAG 스위트(Suite)'의 HWP 계열 포맷 지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이냅소프트도 HWPX 의무화에 대응해 온프레미스형 LLM 패키지 솔루션 '사이냅소프트 어시스턴트'에 비정형 문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새로운 혁신 서비스나 스타트업의 등장도 기대되고 있다. 부동산 분야에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서비스 데이터를 활용한 '호갱노노'와 '아실'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데이터를 활용해 식품과 화장품 성분 안전·알레르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화해', 전기차 충전 관련 플랫폼 '소프트베리'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데이터 학습과 분석이 더욱 활발해지면 이런 사례가 더 다양하게 등장할 전망이다.
정부 역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행안부가 추진하는 ‘AI통합민원플랫폼’은 부처나 기관별로 흩어져있는 민원 업무를 AI 기반의 통합 민원창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데이터 표준화와 이를 토대로 한 민원 지식체계(온톨로지) 구축 등이 이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공공분야 AI 도입·활용 촉진 정책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 시행 예정인 인공지능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조달시 AI 기능 적용 제품 우선구매 △공공 데이터의 학습용 데이터 제공 근거 마련 등이 담겨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정책이 국방, 금융 등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폐쇄적인 환경에서도 AX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 정밀한 데이터 확보와 학습 활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가 더욱 개방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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