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제8회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서울파이낸스 서종열 기자] 중동발 에너지 위기와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이재명 정부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추경 규모가 15조~20조원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추경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되는 첫 대규모 재정 정책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경기 대응을 넘어 향후 경제 정책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고유가 대응과 내수 부양, 수출 지원을 동시에 겨냥한 '3대 대응 패키지' 형태의 추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15조원 안팎 규모가 현실적" =
15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첫 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15조~20조원 규모가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이 같은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0.5~0.8% 수준으로 과거 경기 대응 추경과 유사한 수준이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초과 세수를 활용한 약 14조원 안팎 추경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지난 정부들은 경제 충격 발생 시 GDP의 0.5% 안팎 규모에서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2017년 일자리 추경은 약 11조원, 2019년 미세먼지·경기 대응 추경은 6조7000억원, 2020년 코로나19 대응 1차 추경은 11조7000억원 규모였다.
경제연구기관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과 내수 둔화를 동시에 고려하면 15조원 안팎 규모가 가장 현실적"이라며 "국채 발행을 최소화할 경우 추경 규모는 20조원을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신항 컨테이너 배후단지 전경 (사진=부산항만공사)
◇ 민생·에너지·수출 '3대 패키지' 구조 =
이번 추경의 핵심은 체감형 민생 대책과 산업 대응을 결합한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재정 투입 방향은 크게 △민생 안정 △에너지 비용 완화 △수출기업 지원 등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우선 정부는 고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서민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확대와 취약계층 유류 바우처, 소상공인 금융 지원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소비 진작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노린 정책이다.
에너지 가격 충격 완화도 주요 목적이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제조업과 물류업계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물 운송업과 중소 제조업을 중심으로 유류비와 에너지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유류세 인하 대신 취약계층과 특정 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재정 효율성을 높이고 고소득층에 대한 혜택 집중을 막기 위한 정책 설계로 해석된다.
수출기업 지원도 추경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을 확대하고 물류비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전략 산업 투자 지원도 일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성장률 상승 효과에도 재정 건정성 논쟁 불가피 =
추경이 실제 집행될 경우 경기 부양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재정 확대와 금리 정책이 결합될 경우 경제성장률을 최대 0.4%포인트(p)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내 경제는 고금리 장기화와 수출 회복 지연, 건설 경기 둔화,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 경기 방어를 위한 재정 정책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확장적 재정 기조를 둘러싼 논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경이 확대될 경우 국가채무 증가와 국채 발행 확대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시장에서는 특히 국채 금리 상승과 재정적자 확대 가능성을 주요 리스크로 꼽고 있다. 실제 채권시장에서는 추경 규모 확대 기대가 국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경제단체 전문가들은 "재정 정책이 단기 경기 부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며 "재정 투입 규모와 정책 설계가 향후 경제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추경은 단순한 경기 대응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를 보여주는 첫 정책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을 통해 민생 중심 소비 부양 정책과 산업 정책을 결합한 새로운 재정 운용 방식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구체적인 추경안을 마련하고 국회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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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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