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신협, 고영철 이사장 재직 시절 꺾기·여신규정 위반 행위 적발
현금및예치금 7822억원 불과한데…CU뱅크 출자 시 자본력 출혈 우려
최근 농협의 권력집중 구조에서 비롯된 각종 비위행위들이 정부 감사를 통해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금융협동조합인 신협 역시 '개혁의 물결'이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상호금융권 최고 수준의 연체율인 8.36%를 기록했던 만큼 리더십을 비롯해 전반적 경영방식에 대한 혁신 없이는 조합원은 물론 국민의 경제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신협의 여신 총량은 지난 2019년 71조123억원에서 2024년 106조8772억원으로 급증했다. 앞서 김윤식 전 회장 당시 '여신시장 확대와 수익극대화' 등을 강조했고 무분별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취급으로 연체율을 폭증시킨 결과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새롭게 취임한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여신 시장 건전성 개선을 이룰 수 있느냐로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그가 내걸고 있는 '공약'이 오히려 개혁에 필요한 자원을 낭비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고영철 회장은 이사장으로 재직한 광주문화신용협동조합(이하 광주문화신협)을 자산 1조7000억원이 넘는 전국 3위 규모 신협으로 키워낸 이력 등을 주목받으며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광주문화신협의 상임이사를 지냈고, 이후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이사장을 맡았다.
고 회장은 지난달 취임 일성으로 신협중앙연수원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여신 전문인력 1000명을 양성하고 지역본부 내 심사역 제도를 도입하는 등 여신심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보다 체계적이고 강화된 여신 구조를 통해 신협이 당면한 건전성 관리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다만, 고 회장의 이전 행적을 살펴보면 충분한 효과를 낙관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의 자랑인 광주문화신협은 앞서 신협 내부 제재심의팀으로부터 연달아 불건전한 영업행위가 적발된 바 있다.
심의팀의 조사 결과 지난 2018년 광주문화신협 한 직원은 여신규정에 어긋나게 임차보증금 담보대출을 취급해 정직에 처해졌다. 채무자 A씨 등 4명에게 채권양도양수계약에 의한 임차보증금 담보대출 15건(10개 호실), 6억2400만원을 취급하면서 동일 채무자에게 중복해 대출을 실행함으로써 주소지 이전 등에 의한 임차보증금의 대항력 상실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1년에는 광주문화신협 직원 2명이 고객을 대상으로 속칭 '꺾기'(차주의 의사에 반해 예금 가입 등을 강요하는 행위) 영업행위를 해 경고를 받기도 했다. 출자금을 납입한 고객에게 보증부서민대출을 취급해 구속성 영업행위를 한 것이다.
조합의 업무 수행을 총괄하고 건전 경영을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었다는 점에서 앞선 사고들은 그가 내건 공약과 배치된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고 회장이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 'CU뱅크' 설립 공약과 관련한 현실적 부담도 지적되고 있다. CU뱅크 추진 과정에서 중앙회의 출자가 다른 조합들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출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결산 공시에 따르면 신협중앙회의 현금및예치금은 7822억원에 불과하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2500억원, 카카오뱅크가 3000억원의 초기 자본금으로 출범한 점을 고려하면 다른 조합의 방파제 역할을 맡아야 하는 중앙회는 현재 유동성의 절반 가량을 출자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달 초 기준으로 상호금융권 순자본비율 신규 기준치 4%에 미달하는 신협 조합은 100곳에 달한다. 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총자산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으로 자산을 늘린다는 것은 신협의 실정과 반대로 가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신협이 우량차주를 제대로 감별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갖출지도 미지수다. 신협은 지난 3월 모바일뱅킹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한 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오류로 인해 정상 계좌를 통신사기 연루 계좌로 오독해 '지급정지' 처리했다고 다수 고객들에게 통보하기도 했다.
지난 2024년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에서 민간 '외부평가위원회'에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평가 분과를 신설하는 등 기술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신협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상 기술적 사고를 겪었다는 점에서 높은 기술 수준을 기대하긴 어렵다. 국내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온 토스뱅크도 최근 환전 오류 사고로 약 12억원의 손실을 봤던 만큼 전국에 영업망을 두고 있는 신협의 인터넷은행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파급은 더욱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신협중앙회는 고영철 회장의 공약과 관련한 구체적 실현 방안을 묻는 질의에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고영철 신협중앙회장. /사진=신협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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