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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물가에 짓눌린 소상공인… 은행권, 다방면 지원책 모색

SCB는 기존의 금융거래 이력이나 담보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매출 흐름·업종·상권·사업지속성 등 비금융 정보를 AI로 분석해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모형이다. 한국신용정보원과 NICE평가정보가 공동...

고물가에 짓눌린 소상공인… 은행권, 다방면 지원책 모색

연합뉴스.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고물가·고유가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신용평가 방식을 개편해 대출 문턱을 낮추는 한편, 배달앱과의 협업을 통한 수수료 부담 경감, 맞춤형 세미나 개최까지 다각도로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금융위원회 주관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SCB)' 시범운영에 일제히 참여한다. SCB는 기존의 금융거래 이력이나 담보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매출 흐름·업종·상권·사업지속성 등 비금융 정보를 AI로 분석해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모형이다. 한국신용정보원과 NICE평가정보가 공동 개발했으며, 기존 신용등급(CB)에 성장등급(S)을 결합해 최종 등급을 산출하는 구조다. 금융위는 오는 8월 SCB 서비스 정식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은행은 SCB 등급이 우수한 소상공인에게 대출한도 확대와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약 3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예고했으며, 하반기부터 개인사업자 신규대출 심사에 시범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은 'KB일사천리대출', 'KB투게더론' 등 대표 사업자대출 상품에 SCB 등급 기반 우대 혜택을 적용하고, 하나은행은 개인사업자·소상공인 전용 상품인 '하나더소호 신용대출'에 SCB 등급을 활용하는 동시에 등급별 우대 혜택이 담긴 맞춤형 신용대출 상품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3분기부터 소상공인 특화 상품의 대출한도 및 금리 산정에 SCB 모형을 반영해 시범운영한다.

이번 신용평가 개편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간 금융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변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의 관점을 과거의 신용에서 미래의 성장성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고, IBK기업은행 장민영 은행장은 "데이터 기반의 포용금융을 강화하는 정책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접근성 개선에 더해 일상적인 금융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범위를 기존 신용대출에서 보증서대출과 담보대출까지 확대했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KB기업스타뱅킹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신청과 결과 확인이 가능하며, 금리 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에도 신용 개선 가능 항목을 안내해 스스로 신용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금융 혜택과 함께 경영 전반에 필요한 정보를 직접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 세미나홀에서 개인사업자 고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사업과 자산을 함께 고민하는 사장님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WM부문과 중소·중견기업(SME) 부문이 협업해 마련한 이번 행사는 3부로 구성됐다. 상업 부동산 투자 트렌드를 시작으로 법인 전환을 위한 절세 가이드, 기업 경영자의 스트레스 관리법까지 자산관리·세무·건강 분야 전문가들이 순서대로 강단에 올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패밀리오피스 전담 조직인 'F/O Solution Team'을 신설해 투자전략·세무·법률·회계·부동산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종합 자산관리 체계도 갖추고 있다.

신용평가와 금리 혜택 외에 배달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6일 민관협력형 공공배달앱 '먹깨비'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 먹깨비는 국내 최저 수준의 배달앱 수수료를 내세운 공공배달앱으로, 하나은행은 이번 제휴를 통해 가맹점주 전용 금융상품 출시, 정책금융 연계, 전용 제휴카드 출시, 할인 쿠폰 제공 등을 추진한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인천지역신용보증재단에 15억원을 추가 출연해 공공배달앱 이용 인천 소상공인에게 225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하나원큐·하나머니·Hana EZ 등 자체 금융 플랫폼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먹깨비 이용 활성화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금융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및 소상공인 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민관이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배달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시범운영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는 각 은행의 자체 SCB 모형 고도화에도 활용될 예정이어서,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의 정밀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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