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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장윤기 부친에 범행車 전달...수사 기록엔 통화 사실 누락
중앙일보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광주 도심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에 대한 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수사 중인 경찰이 장씨의 부친인 현직 경찰 간부에게 범행 도구를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광주경찰은 범행 도구로 사용하고, 피해자 혈흔이 묻은 장윤기의 차량을 장 경감에게 전달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특별시 광산구 월계동 한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인 이채원(16)양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범행 당시 장윤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이용해 15분간 이양을 뒤쫓았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이양을 등 뒤에서 제압해 차량으로 끌고 가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해당 사건을 송치받은 뒤, 5월 중순 장윤기 자택 등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양의 혈흔이 묻은 장윤기의 차량을 그의 부친인 장 경감이 보관하고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장윤기는 구속 이후 경찰을 통해 장 경감과 전화 통화를 10차례 이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경감은 당시 장윤기에게 “휴대전화는 강에 버린 게 맞느냐”는 취지로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윤기가 장 경감과 통화한 사실을 경찰이 수사 기록에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조사 내용이다.
한편 경찰은 장윤기 긴급체포 직후 압수수색 영장 신청과 구속영장 신청 등 수사 상황을 장 경감에게 공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 신청 공유는 사실무근이다. 긴급체포 직후 곧바로 압수수색해서 그럴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현장에 장 경감도 없었다”며 “다만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장 경감에게 안내했는지, 장 경감에게 범행 도구를 전달한 경위는 무엇인지, 또 전화 통화 내역을 수사 기록에서 누락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내부 감찰을 통해 밝혀낼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장윤기(23·구속)의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 [사진 광주경찰청]
앞서 경찰은 장윤기를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강간 등 살인’을 적용했다. 장윤기가 이양을 차량을 이용해 납치하려했던 점,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 20대 여성 A씨에게 저지른 성폭행과 수법이 일치한 점, 긴급체포 당시 주거지에서 가슴·목 부분이 날카로운 도구에 훼손된 리얼돌(사람 형태의 성인용품)이 발견된 점 등이 근거다.
경찰이 송치한 살인죄가 아닌 강간 등 살인죄가 적용되면 형량도 무거워질 수 있다. 일반 살인죄의 법정 형량은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사형·무기징역이지만,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무기징역으로만 처벌한다.
한편 광주경찰은 장 경감과 사건을 수사한 광주 광산경찰서를 상대로 감찰을 진행 중이다. 검찰도 당시 경찰 수사팀에 대한 수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특별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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