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농촌엔 영농할 사람이 없어
수도권·대도시-기타 구분 운영
상속녹지는 예외규정 검토 필요
정부 적극적 행정 방안 마련해야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 교수
지난 6월16일 농지법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상속·이농에 따른 농지 소유를 허용하되, 직접 농업경영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위탁·임대하고, 임차인 선정 권한을 농지 수탁자에게 위임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하지 않은 농지에 대해서는 농지처분명령을 하도록 의무화하였다. 농지처분명령을 받은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기간까지 그 처분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게는 해당 농지의 감정가격 또는 개별공시지가(또는 표준지공시지가) 중 더 높은 가액의 100분의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행강제금은 행정상 의무를 이행하도록 당사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간접 강제수단으로, 과거 위반을 벌하는 행정벌과 달리 의무를 이행하기 전까지 반복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따라서 이행강제금은 납부해도 위반 상태가 남으면 계속 부과될 수 있다. 단순히 돈을 내는 것과 시정명령을 이행하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결국 농지처분 명령을 받고 농지를 처분하지 않으면 감정가격 등의 25%를 매년 납부하면 된다. 4년 동안 부과하게 되면 해당 농지를 국가에 몰수당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4년 이상 부과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머리가 복잡하다. 건축법에 의한 위법건축물, 도로법에 의한 도로무단점용, 소하천 구역 내 불법 시설물 등과 형평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조건 법으로 만들면 가능한가? 법은 상식이라고들 한다. 국민들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물론 농지는 농민만이 소유하고 경작해야 한다는 원칙에 반론을 제기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일부 농촌에서는 영농을 할 사람이 없다. 농촌은 소멸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농지제도는 농업시장의 개방화와 농민의 고령화로 인하여 소멸하는 농촌을 살리기 위하여 인력·자본이 농촌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농지 취득 관련 규제는 완화하고, 농지처분제 도입(1996년)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제도의 방향전환으로 인하여 귀농이 확대되고 창업영농의 활성화 등의 성과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강제이행금 25%부과제도가 마련되었다. 농지투기를 방지하고자 규제정책의 방향은 유지해야겠지만 이 제도는 보완이 필요하다.
첫째, 농지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이나 대도시 주변의 농지와 기타 지역의 농지를 구분하여 제도를 운영하는 방안이다. 왜냐하면 대도시 인근지역은 도시용지의 부족으로 도시가 확장되거나 집약적 이용으로 인하여 개발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그래서 농지 투기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타 지역의 농지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적용하기 보다는 외부의 인력과 자본이 유입되어야만 소멸하지 않는다. 농촌은 고령화되고 청년은 유입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노동력의 상실이며 어쩔 수 없는 농촌의 멸종을 야기한다. 결국 농지제도도 이제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상속농지에 대해서는 예외규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농부인 부모님이 평생을 바쳐 일군 소중한 유산이자 자식들에게는 몸과 마음의 안식처인 고향이다. 고향을 버리고, 상속받았다고 하더라도 부모님의 재산인 농지를 처분하는 불효자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정서도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의 적극적 행정을 규정하는 방안이다. 강제이행금을 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당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위탁해 임대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외지에 살고 있는 상속인들이 상속 농지의 현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해당 지역의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직접 방문하여 위탁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국민들에게는 상당한 시간적·경제적 부담이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을 외치며 농지 전수조사를 하는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상속인에게 위탁계약서 들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먼저 시행하도록 규정하면 선의의 피해자를 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국민들에게 법의 의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농지처분 강제이행금 25%를 부과하겠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국민들이 위법을 하지 않도록 사전 조치도 함께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 교수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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