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장에 듣다
김정민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장이 최근 대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북의대 통합 6년제 전환과 의사과학자 양성 등 향후 의학교육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아람기자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이 오는 2029학년도부터 의예과와 의학과를 구분하지 않는 ‘통합 6년제’ 교육과정 도입을 추진한다. 지역·필수의료와 의사과학자, 미래의료·헬스케어 등 학생들의 진로에 따른 트랙을 마련해 입학 단계부터 6년간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김정민 경북대 의과대학장은 최근 대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정 갈등으로 중단된 통합 6년제 개편을 재개해 2029학년도부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9학년도부터 적용 목표
예과·본과 구분 없는 교육과정
지역의료·미래의료·헬스케어 등
관심분야별 트랙형 교육 구상
통합6년제 교육과정은 기존 의예과와 의학과가 분리된 ‘2+4’ 구조에서 벗어나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의 역량 발달을 연속적으로 설계하는 교육체계다. 강원대 등 일부 의과대학은 이미 통합 6년제로 전환했고 상당수 대학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의대는 단순히 의예과와 의학과의 구분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1학년부터 관심 분야에 따라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는 트랙형 교육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지역·필수의료를 비롯해 의사과학자, 미래의료·헬스케어 등의 트랙을 마련하고 저학년부터 관련 교과목을 이수한 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택 분야를 심화하는 방식이다.
김 학장은 “미래 의료에서는 다양한 임상의사뿐 아니라 의료기기를 개발하거나 창업하는 등 여러 진로를 가질 수 있다”며 “의학교육에도 융합교육이 들어와야 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교육과정을 장기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6년제와 함께 김 학장이 취임 후 주력하는 분야는 의사과학자 양성이다. 이를 위해 의과대학과 경북대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단’을 구성해 학부과정과 전공의 연구지원, 박사과정 등을 체계화할 방침이다. 향후 통합 6년제에도 의사과학자 트랙을 포함해 기초부터 심화 연구까지 이어지는 교육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경북의대는 2023년부터 정부의 ‘융합형 의과학자 학부과정 지원 사업’을 수행하면서 학부생의 연구 참여를 확대해왔다. 의정 갈등으로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웠던 기간에도 연구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올해 3월 관련 사업에 다시 선정돼 의사과학자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탄한 기초의학 연구기반 중심
우수한 의사과학자 양성 ‘주력’
金 학장 “학생 수 증가 발맞춰
교육인력·재정지원 필요” 강조
김 학장은 “학생들에게 연구 기회를 줬더니 ‘연구가 이런 것이구나’, ‘나에게 이런 소질이 있었구나’를 알게 되고 의사가 진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길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며 “기초의학자를 비롯한 의사과학자가 부족한 데는 현실적인 불리함도 있지만 학부과정부터 다양한 진로를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경북의대는 방학 중 연구 프로그램뿐 아니라 학기 중에도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연구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정규 교육과정에는 4학점 규모의 10주 집중 연구과정을 두고 학생들이 30여 개 연구주제 가운데 관심 분야를 선택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등 외부 연구기관에서도 학생들이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김 학장은 경북의대의 탄탄한 기초의학 연구 기반을 의사과학자 양성의 강점으로 꼽았다. 최근 2~3년 사이 기초의학 교수진이 늘어난 데다 경북대의 공학·IT 역량과 지역의 풍부한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의과학 연구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의정 갈등 여파로 2024·2025학번이 한 학년에 몰린 이른바 학생 ‘더블링’ 문제다. 현재 경북의대 예과 2학년에는 두 학번 학생 210여 명이 재학하고 있다. 기존 한 학년 정원이 110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김 학장은 의정 갈등에 따른 학사 일정의 여파가 내년 2월 초께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대규모 학년이 졸업할 때까지 교육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북의대는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26명을 선발한다. 지역의사전형 학생들도 동일한 의학교육과정을 이수하되 지역·필수의료 관련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늘어나는 교육 수요를 뒷받침할 재정과 교육지원 인력 확보는 녹록지 않다.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학부 의과대학 체제로 전환된 이후 등록금과 대학 운영비는 줄었지만 임상술기와 모의시험 등 의학교육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설명이다.
김 학장은 “학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교육 인력과 재정 지원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며 “경북의대의 기초의학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을 강화해 연구중심 의과대학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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