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원처럼 대화하는 '맞춤형 AI 쇼핑'
쇼핑 피로도 낮추고 구매 전환율 높여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원하는 물건을 찾기 위해 수십개 검색어로 상품을 찾아 구매하던 ‘목적형 쇼핑’에서 AI와 대화하며 취향을 찾아가는 ‘발견형 쇼핑’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 상담과 결제,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AI 에이전트'를 잇따라 도입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일부터 AI 쇼핑 에이전트 '하비(HAVI)'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가전제품은 단가가 높고 사양이 복잡해 구매 결정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검색을 상담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하비는 소비자가 "신혼집에 맞는 냉장고를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AI가 가구 구성원과 주거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제품을 제안하고 "더 저렴한 모델로"와 같은 추가 조건에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를 통해 상품 탐색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하반기에는 수리와 클리닝 등 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토탈 가전 케어 플랫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뷰티 업계 최초로 '챗GPT' 내에 아모레몰 앱을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피부 고민이나 타입을 입력하면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을 선별해 준다. 이는 온라인 상담의 한계를 극복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24시간 개인화 뷰티 컨설팅을 제공한다.
롯데온이 선보인 ‘패션 AI’는 ‘하늘하늘한’, ‘화사한’ 등 추상적인 감성 표현까지 인식해 상품을 추천한다. 기존 키워드 검색으로는 찾기 힘들었던 미세한 스타일의 차이를 AI가 잡아내 소비자의 취향을 정밀하게 반영한다.
네이버는 자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쇼핑 에이전트'을 통해 선물 추천 등 구체적 상황에 맞는 제안을 강화했다.
11번가는 SK플래닛과 협력해 단순 최저가가 아닌 리뷰 평점과 배송 혜택 등 사용자의 쇼핑 패턴을 종합 분석해 첫 화면을 개인별로 다르게 구성하는 'Ai홈'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공영홈쇼핑 역시 AI 모델과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패션팔로미’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 전반에 AI를 접목시켜 중소기업 상품의 판로를 새로운 방식으로 개척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인프라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미국 리플렉션AI와 손잡고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하드웨어 인프라 선점에도 나섰다.
단순 서비스 도입을 넘어 AI 가동을 위한 전력과 데이터 주권을 확보해 차별화된 ‘에이전틱 커머스’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AI 에이전트 도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소비자의 쇼핑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다.
상품 정보가 넘치는 환경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기까지 드는 시간과 노력 ‘탐색 비용(Search Cost)’을 줄이는 것이 곧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AI는 이러한 과정을 단축시키며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의 쇼핑은 AI와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온라인몰이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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