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10월 가요계의 달력이 빽빽해졌다.
걸그룹과 보이그룹에 밴드까지 신보를 들고 줄줄이 돌아온다. 서로 다른 장르의 팀들이 맞붙고, 선공개곡과 앨범 발매 일정이 교차하면서 한 달 내내 경쟁이 이어진다.
팬들에게는 골라 듣는 즐거움이지만, 가수들에게는 쏟아지는 신곡 사이에서 자신의 음악을 각인시켜야 하는 시간이다.
첫 주부터 분주하다. 킥플립은 6일 새 미니앨범 ‘킥 오프 더 월 파트 원(KICK OFF THE WALL Pt. 1)’을 발매한다. 엔플라잉은 8일 새 앨범으로 뒤를 잇는다. 12일에는 NCT 위시와 미야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신보가 나란히 예정돼 있다. 보이그룹·걸그룹·밴드의 서로 다른 음악을 같은 날 만나는 구도다.
킥플립은 데뷔 후 처음으로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운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을 담은 ‘미완성’과 그에 대한 답을 담은 ‘킥 오프 더 월’로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했다. 리더 계훈이 ‘미완성’의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킥 오프 더 월’에는 계훈과 동화가 작사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안 디올이 피처링으로 힘을 보탠다.
NCT 위시는 미니 4집 ‘아이 스파이’로 상승세를 이어간다. 동명 타이틀곡을 포함한 여섯 곡에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다. 전작인 정규 1집 ‘오드 투 러브’로 3연속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만큼, 이번 신보는 확대된 팬덤의 기대에 답하는 무대가 된다.
엔플라잉은 새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 전국투어에서 타이틀곡 ‘잔불’과 수록곡 ‘우주먼지’를 공개했다. 무대에서 신곡을 먼저 경험한 팬들의 기대가 음원과 앨범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국내 공연에 이어 아시아 투어도 진행하며 신보와 공연 활동을 연결한다.
중순 이후에는 걸그룹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다. 엔믹스가 19일 미니 6집 ‘스트레인지 뮤즈(Strange Muse)’를 내놓는다. 아이브는 같은 날 타이틀곡을 먼저 공개한 뒤 26일 앨범 ‘룩스 캔 킬(Looks Can Kill)’을 발매한다.
아일릿도 26일 미니 5집 ‘브레이크 이븐(BREAK EVEN)’으로 돌아온다. 아이브의 선공개와 앨범 발매가 각각 엔믹스, 아일릿의 컴백과 겹치면서 연속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아이브와 아일릿은 메시지에서도 차별점을 예고했다. 아이브는 ‘걸 히어로’ 콘셉트로 여섯 멤버의 변신을 내세운다. 아일릿의 ‘브레이크 이븐’은 손익분기점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관계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담았다. 팀의 이미지를 확장하는 아이브와 관계 속 주체적인 선택을 이야기하는 아일릿이 같은 날 청취자의 선택을 받게 된다.
아이브가 타이틀곡을 앨범보다 일주일 먼저 공개하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한 곡으로 새 콘셉트를 먼저 제시하고 앨범 전체로 관심을 이어갈 수 있는 구성이다. 다만 선공개 시점부터 다른 팀의 신보와 맞붙는 만큼, 첫 반응을 실제 앨범 청취로 연결하는 힘이 필요하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12일 미니앨범 ‘임펄스’와 타이틀곡 ‘Obsessed with Youth’를 발매한다. 11월에는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보에서 제시한 음악을 공연에서 다시 펼쳐 보이는 일정이다. 같은 날 컴백하는 NCT 위시, 미야오와 함께 서로 다른 형태의 무대가 음악 팬들의 관심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10월의 경쟁은 발매일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더블 타이틀곡은 활동의 접점을 늘리고, 유닛곡은 앨범 수록곡까지 듣게 할 계기를 만든다.
꽉 찬 컴백표는 경쟁의 강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K팝이 내놓을 선택지의 넓이를 드러낸다. 걸그룹의 콘셉트 변화, 보이그룹의 성장 서사, 밴드의 연주와 현장성이 한 달 안에서 교차한다.
성과를 바라보는 기준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음원 차트의 반응과 음반 판매량, 무대 영상의 확산과 공연에서의 호응은 서로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각 팀이 기존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동시에 얼마나 새로운 청취자를 끌어들이느냐가 이번 활동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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