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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건설사 체력 점검-삼성물산④] 20조에 흔들리는 삼성…‘완성된 구조’...

■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정교하지만 얇은 고리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완성됐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지배력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삼성전자까지 이어지는 간접...

[건설사 체력 점검-삼성물산④] 20조에 흔들리는 삼성…‘완성된 구조’...

지난달 삼성 준감위 회의에 참석하는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는 삼성물산은 지금 ‘완성된 설계’와 ‘열려 있는 리스크’가 공존하는 구조다. 외형상 지배력은 정교하게 구축됐지만, 내부 견제와 외부 충격 대응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균열이 감지된다.

■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정교하지만 얇은 고리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완성됐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지배력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삼성전자까지 이어지는 간접 지배 구조를 구축했다. 이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삼성물산 지분 33.7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45.30%를 통해 이를 지배하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20.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문제는 이 구조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하나의 축만 흔들려도 전체 지배력이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 20조원이면 살 수 있는 삼성전자…간접지배의 역설

삼성물산 시가총액은 약 40조원 수준으로, 20조원 안팎이면 최대주주 지위에 접근할 수 있다. 만약 해외 자본이 전략적 의도를 갖고 삼성물산 지분을 대거 확보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약 20조원으로 삼성물산을 장악하면 시가총액 1400조원을 웃도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반도체 시장을 흔들 목적으로 접근했을 경우에는 단순한 투자 문제가 아니라 산업·기술 안보 이슈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의 간접 지배구조는 방어 장치인 동시에 역으로 공격 경로가 될 수 있다.

■ 겉은 선진, 속은 무력…이사회 견제 기능 실종

삼성물산은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2020년 출범한 준법감시위원회와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는 이사회, 사외이사 의장 체제까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틀을 완성했다.

그러나 실질은 다르다. 최근 4년간 이사회에서 처리된 96건의 안건 중 반대나 부결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완벽하지 않은 이상, 이사회가 실질적인 견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핵심 의사결정 구조 역시 사외이사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주요 투자와 수주 판단은 경영위원회에서 이뤄지는데, 이 기구는 사실상 사내이사 중심으로 운영된다. 사외이사는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배제되는 구조다.

■ 준법감시위의 한계…‘감시’보다 ‘외부용 장치’

준법감시위원회는 2020년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부 권고로 출범했다. 당시 준감위는 ‘총수의 위법 재발 방지’라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위법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통제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주요 지배구조 이슈에서는 신중하거나 침묵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다가 총수 경영 복귀 필요성 등에는 적극적인 의견을 내면서, 실질적 감시기구라기보다 외부를 향한 거버넌스 장치에 머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한계는 현장에서도 드러난다. 삼성물산은 그간 ‘OS홍보 중단’과 ‘클린 수주’를 강조해왔지만, 서울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는 리서치매니저를 통한 조합원 접촉 등 편법 논란이 불거졌다.

삼성의 ESG에서 핵심은 환경(E)이나 사회(S)가 아니라 지배구조(G)다. 삼성물산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ESG위원회를 지속가능위원회로 개편하며 체계 재정비에 나선다.

2015년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 (사진=연합뉴스)

■ 3월 주총 분수령…‘사람 아닌 시스템’ 시험대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사외이사 5명 중 3명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사회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정식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주목된다. 노동 정책과 산업안전 분야 경험을 갖춘 인물로, 건설 현장의 리스크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다만 이사회 개편의 방향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전문성 강화에 방점이 찍힐지, 아니면 규제 대응 성격의 인선에 그칠지에 따라 이사회가 실질적 견제 기구로 기능할 수 있을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수를 기존 5명에서 4명으로 줄이는 점도 견제력 측면에서는 변수다.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시기가 점쳐지는 가운데 삼성은 전환의 한가운데 서 있다. 문제는 설계가 아니라 작동이다. 지배구조는 이미 완성됐지만, 이를 떠받치는 견제와 감시 시스템은 아직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 완성된 구조가 진짜 완성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이 더 단단한 고리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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