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은 대형 반도체주와 금융주, 방산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증시 하단을 방어했다. 특히 외국인 매매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기관 자금이 시가총액 상위주로 집중되면서 코스피는 장 막판 낙폭을 줄이는 흐름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였다. 기관은 삼성전자를 75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이 기관 수급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역시 4296억원 순매수되며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국내 메모리 업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기관 자금은 정보기술(IT) 부품주로도 확산됐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는 각각 837억원, 238억원 규모의 순매수가 유입됐다. 스마트폰과 AI 서버용 고부가 기판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코리아써키트도 기관 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인쇄회로기판(PCB)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조선·방산 관련주 강세도 두드러졌다. 기관은 HD현대중공업을 678억원어치 순매수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에도 매수세를 집중했다. 여기에 한화엔진까지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며 조선·방산 밸류체인 전반으로 자금이 퍼지는 모습이었다. 글로벌 군비 증강 흐름과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동시에 부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주에 대한 기관 선호도 이어졌다.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은 각각 363억원, 318억원 순매수됐다. 삼성생명과 메리츠금융지주도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고배당 기대와 밸류업 정책 수혜 기대가 기관 자금을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기관은 지주사와 자동차주에도 관심을 보였다. SK와 SK스퀘어가 나란히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고, 기아와 현대차, 현대모비스도 기관 매수세가 유입됐다. 실적 안정성과 주주환원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과 유통 업종에서는 LG전자와 신세계가 기관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비 회복 기대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기관은 증권·인터넷·2차전지 일부 종목에서는 차익 실현에 나섰다. 순매도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이어 한미반도체와 삼성전자우가 순매도 상위에 올랐다. 기관은 또한 두산에너빌리티와 효성중공업 비중도 줄였다.
전력·인터넷 관련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 움직임도 나타났다. 한국전력과 NAVER, 카카오가 기관 순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셀트리온 등 성장주 일부에서도 매도 우위가 나타났다.
기관은 또한 두산, HD건설기계, 코오롱인더, 일진전기, NH투자증권, 현대로템, OCI홀딩스, 아모레퍼시픽, LS ELECTRIC 등에 대해서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기관 수급이 AI 반도체와 방산, 금융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주 중심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종별 순환매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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