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타 모(왼쪽에서 세번째부터) 항셍지수회사 CEO, 길버트 리 항셍지수회사 Chairman, 조셉 찬 홍콩 재무부 차관, 천성환 주홍콩 총영사대리, 이부연 한국거래소 미래사업본부 본부장. (사진제공=한국거래소)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한국거래소가 홍콩과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교차거래 제도 'ETF 커넥트'를 겨냥해 공동지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홍콩을 거쳐 중국 자금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31일 한국거래소는 홍콩 항셍지수회사(HSIL)와 공동으로 한국·홍콩 대표 기업을 담은 4개 공동지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ETF 커넥트란 홍콩과 중국 간 ETF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로, 중국 본토 투자자가 홍콩 상장 ETF를 통해 해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다. 최근 해외 지수 혼합 ETF까지 허용되면서 활용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제도 변화에 따라 홍콩 시장을 통한 글로벌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공동지수 개발의 배경으로 꼽힌다. 거래소에 따르면 ETF 커넥트 종목 거래대금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공동지수는 양국 대표지수 1개와 반도체·IT·바이오 등 테마지수 3개로 구성됐다. 홍콩 지수를 65%, 한국 지수를 35% 비중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 같은 구조는 ETF 커넥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홍콩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본토 투자자의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접근성'이다. 공동지수를 기초로 한 ETF가 홍콩에 상장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는 물론 중국 투자자들도 하나의 상품으로 한국 주요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가 포함된 점도 주목된다. 최근 중학개미들이 홍콩 ETF를 통해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흐름이 나타난 만큼, 이를 정조준한 설계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거래소의 행보는 단순 협업을 넘어 '홍콩을 통한 우회 투자 수요'를 흡수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도 읽힌다. 미국·대만·중국에 이어 네 번째 공동지수라는 점에서도 글로벌 확장 의지가 반영됐다.
시장에서는 다음 단계로 'ETF 상장'을 주목하고 있다. 거래소 역시 공동지수를 기초로 한 현지 자산운용사의 공동지수 기초 ETF 개발과 홍콩 상장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운용사는 홍콩 ETF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추진 중인 만큼 현지 파트너와 공동지수를 활용한 상품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동지수는 '지수→ETF→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선점하기 위한 시도다. 홍콩이라는 관문을 통해 글로벌, 나아가 중국 자금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양 사간 공동지수 개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향후 글로벌 투자 수요가 있는 새로운 테마의 지수 시리즈를 지속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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