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으로 하반기 주택시장은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효선(사진)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만 매수를 서두르기보다 자금 여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대출 규모와 상환 능력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출 문턱 높아져 거래 회복 쉽지 않아”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은 하반기 주택 매수자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주택 거래량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은 “상반기의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유예기간 종료를 앞둔 절세 목적 거래가 5월 이전에 집중됐다”며 “유예기간 이후 거래량이 70% 이상 급감한 것을 보면 수요가 확대됐다기보다 거래 시점이 앞당겨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주택 가격대별로 가격 흐름이 엇갈릴 전망이다. 김 위원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시장은 거래 위축과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반면 자기자본 비중이 높은 상급지와 고가주택은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춰 팔 유인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고가 주택의 경우 매물 잠김 현상으로 가격 하락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히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 위축으로 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주택을 중심으로 선별 매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자금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고 청약과 급매를 병행해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역별 양극화 심화…임대차 시장도 함께 봐야”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가격 양극화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 위원은 “국내 주택 자산가치 증가분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된 데다 지방은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안에서도 가격 흐름은 엇갈릴 것으로 봤다. 강남권과 도심권 등 정비사업 진행이 빠르고 실거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매물 잠김 속에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대출 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은 거래 위축과 함께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대차 시장의 변화도 변수다.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2021년 62.9%에서 올해 50.2%까지 낮아지며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김 위원은 “월세화가 빠른 지역일수록 주거비 부담이 매매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매매시장뿐 아니라 임대차 시장의 구조 변화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세 매물, 한꺼번에 쏟아지진 않을 것”
정부의 세제 개편에 따른 고가주택 보유자, 비거주 1주택자의 절세 매물은 일부 늘어날 수 있지만 시장 전체의 공급을 크게 늘릴 정도는 아닐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은 “선택지가 매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실거주로 전환해 요건을 채우거나 증여를 선택할 수도 있고 시행 전 유예기간 내 처분 여부를 비교할 수도 있어 선택이 분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특정 시점에 매물이 몰렸다가 이후 다시 잠기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은 “세제는 거래의 시점을 이동시킬 수는 있지만 공급 총량을 늘리지는 못한다”며 “매물 증가 효과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임대차 시장 안정과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아타기·다주택자도 세후 수익률 따져야”
1주택자에게는 갈아타기 기회가 있을 수 있지만 거래 비용과 가격 격차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상급지 주택이 기존 주택보다 더 많이 오른 경우에는 현금 자산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갈아타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김 위원은 “상급지와 가격 격차가 좁혀지는 조정기에 선매도 후매수 원칙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세제 개편으로 실거주가 중요해진 만큼 절세 요건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는 보유·매도·증여 가운데 세후 수익률을 비교해 의사결정 시기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판단을 미루다 매물이 집중되는 시점에 매도 경쟁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다주택자는 보유·매도·증여의 세후 수익률을 비교해 유예기간 내 의사결정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상기에는 대출 이자 부담이 자산 수익률을 잠식하고 있지는 않은지 부채 구조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지원의 머니 트레이스(Money Trace)’는 금융권 자산관리 전문가를 통해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흐름을 추적하는 코너입니다. 자산가들이 어디에 주목하고, 어떻게 자산을 배분하는지 돈의 이동 경로(Trace)를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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