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지도로 바라본 광주 북구 신안동. 광주지방기상청과 경신여자고등학교 등은 신안동과 운암동이 함께 걸쳐져 있다.
광주 도심 곳곳 같은 아파트 단지나 건물이 서로 다른 동 행정구역에 걸쳐 있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아파트 안에서도 베란다와 거실이 다른 행정구역으로 나뉘고, 공공기관과 학교, 상가 역시 한 건물이 두 개의 동에 속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정구역 경계 조정이 필요하지만, 현실에선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존 주민들의 거부감과 생활권 변화 우려, 절차상의 부담이 겹치면서 자치구들도 쉽게 손대지 못하는 분위기다.
23일 본보가 위성지도로 광주지역 지도를 확인해 보면 이러한 사례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5개 자치구 다수의 법정동 가운데 도로를 기준으로 건물 일부가 서로 다른 동에 포함되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광주지방기상청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학교, 상가 건물에서도 동일한 형태를 띠고 있다. 학교의 경우 5개구 곳곳에 운동장을 경계로 두 개의 동이 나뉘기도 하는 사례가 다수 있다. 건물을 건설하면서 두 개의 동에 걸쳐 짓게 됐고, 이후 조정이 이뤄져야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누락된 경우와 함께, 법정동이 확장되면서 이같은 지도가 그려지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치구들은 건물들은 출입구 등을 기준으로 대표 지번을 사용하기 때문에 행정구역상 두 개의 동에 위치하더라도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행정경계 불일치가 당장 큰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행정서비스 제공과 관리 측면에서는 혼선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할 행정복지센터가 달라질 수 있고, 청소·방역 등 생활밀착형 행정서비스 제공 구역이 엇갈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시설을 두 곳의 행정구역이 나눠 관리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실제로 과거 자치구 간 경계조정 과정에서도 도로를 기준으로 생활권이 갈린 지역에서 청소와 방역, 시설 관리의 일원화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은 동 경계가 과거 지번과 행정구역 기준에 맞춰 설정된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이후 도시 개발과 생활권 변화를 반영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도로 개설과 아파트 단지 조성,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으로 생활권은 하나로 묶였지만 행정구역은 기존 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 건물 안에 서로 다른 동이 공존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행정구역 경계가 어긋나면서 나타나는 문제는 단순한 주소 체계 혼선에 그치지 않는다. 각종 민원 처리 과정에서 책임 주체가 분산되는 구조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공공시설이나 교육시설의 경우 관리 체계가 두 개 동으로 이원화될 경우 운영상 불편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행정구역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이 적지 않다. 행정구역 경계 변경은 단순한 행정 판단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이다. 자치구 간 경계 조정은 지방의회 의견 청취와 승인 절차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주민 동의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기존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의 경우 행정구역 변경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오랜 기간 유지돼 온 동 명칭과 생활권, 행정복지센터 이용 체계 등이 바뀌는 데 따른 불편과 심리적 저항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행정적으로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실제 조정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반면 신규 개발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정이 가능하다. 아파트 단지 조성 등으로 생활권이 새롭게 형성되는 과정에서 시행사 요청이나 행정 판단을 통해 경계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으로 추진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이 같은 방식으로 행정구역이 조정된 사례도 있다. 다만 이미 주민이 정착한 지역과 달리, 기존 생활권이 형성된 곳에서는 같은 방식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이에 일부 자치구들은 전남광주 행정통합 이후 경계 조정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광주 남구의 경우 이미 지난해 월산동과 대촌동 등을 지적도를 개선하기 위해 경계 조성했고, 지방선거가 끝나는 이후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주창섭 광주 북구 행정지원팀장은 “경계조정을 하려면 주민들 동의를 받아서 의회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주민들이 동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며 “한 집에 동이 다른 지번이 있더라도 일상생활 하는데 지장은 없지만 행정통합으로 인해 구 명칭 변경 논의도 있는 만큼 경계조정 문제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드림투데이(옛 광주드림)를 구독하세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