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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원용 목사 20주기…“바다처럼 넉넉한 삶, 오늘 다시”

강원용 목사 서거 20주기 추모 모임 참석자들이 22일 서울 중구 경동교회에서 ‘내일을 위한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강원용 목사 서거 20주기 추모 모임 참석자들이 22일 서울 중구 경동교회에서 ‘내일을 위한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바다와 같이 넉넉하게 살아라.’ 고(故) 강원용(1917~2006) 목사의 아호 ‘여해(如海)’ 뜻이다. 강 목사는 평생 사회·평화·통일운동에 힘쓰고 종교 간 대화와 화합에 앞장서며 바다처럼 모든 것을 품는 삶을 실천했다. 그의 정신과 발자취를 되새기는 자리가 추모 2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경동교회(임영섭 목사)와 재단법인 여해와함께(이사장 박재윤)는 22일 서울 중구 경동교회 본당에서 강 목사 서거 20주기 추모 모임 ‘내일을 위한 노래’를 개최했다. 이날 모임에는 강 목사를 기억하는 목회자와 평신도뿐 아니라 타 종단 인사들도 참석해 그의 삶과 정신을 함께 되새겼다. 경동교회 2부 성가대 중찬단이 강 목사가 작사한 ‘내일을 위한 노래’를 찬양하며 시작을 알렸다.

강 목사는 한국 현대사 속에서 교회와 사회를 잇는 데 앞장선 대표적 기독교 지도자다. 함경남도 이원에서 태어나 해방 직후인 1945년 경동교회를 설립했다. 이후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중앙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을 이끌었다. 그는 크리스챤아카데미를 통해 대화와 인간화 운동, 민주화에 힘썼고 1970년대에는 민주회복국민회의 대표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의장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세계종교인평화회의 공동의장 등을 맡으며 종교 간 대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에도 힘을 쏟았다.

박명림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은 ‘사이 너머, 생명중심 인간화’라는 제목의 메시지에서 “여해는 온갖 난관 속에서도 인생을 걸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았고, 언제나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뜨겁거나 차가운 삶을 살았다”며 “그가 평생 추구한 것은 영혼 구원과 공동체 구원의 일치였고, 영원한 생명을 믿는 이들이 세상 속 생명을 구하기 위해 힘써온 것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과 저출산, 양극화와 기후위기 등을 앞에 둔 지금 우리 공동체와 교회에는 또 다른 사회적 전환을 향한 여해의 정신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강 목사의 생전 육성 말씀도 재생됐다. 강 목사는 녹음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생명은 옛 생명이고, 그리스도의 부활에서 나타난 생명은 이 세상에는 없는 하나님 안의 새로운 생명”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통 속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새로운 생명이 우리 안에서 태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도를 믿으며 산다는 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삶의 현장에서 만나 썩을 것을 십자가에 못 박고 부활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새 생명을 받아들인 사람은 이 세상에 나가 썩을 것을 썩지 않을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섭 경동교회 목사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임영섭 경동교회 목사는 “네덜란드의 한 종교개혁자 무덤에 적힌 ‘죽었지만 살아 있다’는 말이 강원용 목사님께 꼭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이 살아 있는 강 목사님의 삶과 사상을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 목사의 어록·화보 전시전 ‘빈 들에서 외치는 소리’(

아래 사진

)는 오는 30일까지 경동교회 안 ‘경동갤러리’에서 진행한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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