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한 무더위쉼터. 사진=이은호기자
강원지역에 폭염특보와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무더위쉼터가 폭염 대응의 핵심 시설로 자리 잡고 있지만 운영과 관리 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영시간은 시설마다 제각각이고 상당수 시설에는 상주 관리 인력이 없어 냉방과 시설 관리가 사실상 자율에 맡겨져 있다. 폭염이 밤까지 이어지는 현실과 달리 야간 운영시설도 부족해 ‘숫자는 늘었지만 운영은 사각지대’라는 평가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무더위쉼터는 2,119곳이다. 이 가운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곳은 103곳, 24시간 개방시설은 250곳, 이중 편의점을 제외한 일반 무더위쉼터는 단 9곳에 불과하다.
실제 14일 오후 춘천의 한 무더위쉼터는 폭염을 피해 찾은 시민들로 붐볐지만 오후 5시30분 운영이 종료되자 이용객들은 모두 밖으로 나와야 했다.
무더위쉼터 대부분은 경로당과 마을회관, 행정복지센터 등 기존 공공시설을 활용하고 있으며 별도의 전담 관리자는 없다. 기존 시설 관리자가 쉼터 운영을 겸하고 있어 업무가 끝나는 시간이나 주말에는 상주 관리 인력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냉방기 가동 여부와 실내 온도, 시설 이상을 상시 점검하기 어렵고 냉방기 고장 등 긴급 상황에도 즉각 대응하기 힘들다. 일부 시설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냉방기를 조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운영시간도 폭염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 대부분의 무더위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폭염특보 발효 시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을 권고하고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실제 운영 여부는 시설 여건과 관리 주체의 판단에 맡겨진다.
시설별 이용 환경의 격차도 과제다. 생수와 휴게공간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 있는 반면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부족한 곳도 적지 않다. 장애인 접근시설과 화장실 이용 여건도 시설마다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폭염 대응의 핵심은 시설 수보다 운영의 질이라고 지적한다. 상주 관리 인력 배치가 어렵다면 폭염특보 발효 시 순회 점검체계를 구축하고 연장 운영시설의 관리 책임자를 명확히 하는 등 운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읍·면·동별 운영시간을 일정 수준 표준화하고 연장 운영 여부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시스템과 현장 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도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관리와 보안 문제로 모든 무더위쉼터를 24시간 운영하도록 의무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편의점 등 야간 운영이 가능한 시설을 중심으로 개방시간 연장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의 한 무더위쉼터에 주민들이 폭염을 피해 모여 있다. 사진=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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