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단순한 경로 안내 성능 경쟁은 상향 평준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장의 관심은 누가 사용자의 ‘이동 목적’을 먼저 포착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검색·메신저·예약을 장악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플랫폼 지배력을 내비게이션 영역으로 확장한다. 티맵 중심의 구도에 긴장감 감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티맵은 내비게이션 점유율 70%대를 유지하며 압도적 이용자 층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지도와 교통 전반을 아우르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에서는 네이버지도(약 2500만~3000만 명)와 카카오맵(1100만 명 이상)이 티맵(1539만 명)을 여전히 크게 앞서고 있다.
티맵, 카카오네비, 네이버 네비게이션 캡쳐 (사진=각 사 어플리케이션)
최근 모빌리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길찾기 시작점’의 변화다. 과거에는 차에 탄 뒤 내비게이션을 켜는 것이 순서였다. 이제는 메신저나 검색 앱에서 장소를 먼저 결정한다. 이후 곧바로 길 안내로 넘어가는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도의 40대 직장인 A씨는 “예전에는 무조건 티맵을 켰지만 요즘은 단톡방 링크를 더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공유한 골프장이나 맛집 위치를 확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카카오맵을 쓰게 된다는 설명이다. A씨는 “예약부터 장소 공유와 리뷰 확인까지 한 플랫폼에서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티맵의 가장 강력한 수성 카드는 자동차 보험료와 연동된 ‘운전 점수’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티맵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 할인 특약을 제공한다. 삼성화재나 DB손보 등 주요 보험사의 할인 폭은 최대 16~19%에 달한다. 최근에는 일부 보험사가 연령 및 조건에 따라 최대 21%까지 할인을 적용하며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티맵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비게이션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AI 기반 장소 추천 서비스인 ‘어디갈까’를 통해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뢰도 높은 맛집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실제 주행 데이터를 분석한 ‘티맵 랭킹’ 기능을 더해 사용자 선호도를 정교하게 반영했다. 최근에는 만보기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가 운전하지 않는 순간에도 앱을 켜야 할 이유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5년 넘게 티맵을 써온 운전자 B씨는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일부러라도 티맵을 켠다”며 “요즘은 맛집 검색이나 걷기 포인트 적립을 위해서도 앱을 열게 된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가 생활 플랫폼에서 내비로 침투한다면 티맵은 내비에서 생활 영역으로 영토를 넓히며 방어선을 치는 형국이다.
결국 향후 내비게이션 시장의 승패는 ‘빠른 길 안내’가 아닌 ‘이용자의 습관’에서 갈릴 전망이다. 누가 사용자를 더 자주 지도로 불러들이느냐가 핵심이다.
모빌리티 업계의 한 전문가는 “과거의 내비게이션이 최적 경로를 제공하는 도구였다면 미래의 지도는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로 진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동의 시작점을 장악했다면 티맵은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생활 밀착형 데이터를 결합한 전문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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