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예상 밖의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94%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속보치를 발표한 주요 22개국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중국(1.3%)과 인도네시아(1.367%) 등 상대적 고성장 국가들까지 제쳤다.
불과 지난해 말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한국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61%에 머물며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내수 부진과 건설 경기 침체, 소비 위축이 겹치며 저성장 우려가 커졌지만 올해 들어 흐름이 급반전됐다.
◆ 지난해 최하위권서 세계 1위로 급반등
이번 반등의 핵심은 수출이다. 특히 AI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1분기 수출은 IT 품목 중심으로 5.1% 증가했고 순수출 기여도는 1.1%포인트(p)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57조2000억원, SK하이닉스는 3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 합산 영업이익만 94조원을 넘어섰다.
◆ AI·HBM·데이터센터…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귀환
시장에서는 이번 성장률 반등을 단순 경기 회복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나서고, 글로벌 자금이 GPU·HBM·전력망·광통신 등 AI 인프라로 몰리면서 한국 제조업이 다시 세계 공급망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배경에도 한국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국 경제가 단순 제조국가를 넘어 AI 시대 핵심 인프라 국가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2분기가 진짜 시험대”…기저효과·중동 변수 주목
다만 2분기 이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기 대비 성장률 특성상 1분기 수치가 높을수록 다음 분기에는 기저효과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해에도 1분기 ‘깜짝 성장’ 이후 2분기 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바 있다.
여기에 중동 리스크 역시 변수다. 국제유가와 해상운임이 다시 불안해질 경우 수출 중심 경제인 한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시장은 한국 경제의 체질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경제 질서가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이 다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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