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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野 “공모·입지 평가 미흡”…李 “호남, 尹정부서 이미 최고점” 반박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과 야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과 야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야권이 호남 선정 과정에 공정한 공모 절차와 객관적 입지 평가가 없었다며 “닥치고 호남”이라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전남·광주는 이미 반도체 특화단지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곳”이라며 용수·전력·재생에너지 등 입지 경쟁력을 앞세워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27~28일 이틀간 X(옛 트위터)에 총 7건의 게시글을 올리며 호남 반도체 투자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정면 대응했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정부가 기업들의 호남 투자를 유도한 것이 ‘직권남용’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이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회장들을 직접 불러 호남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라고 을러댄다”며 “반도체 산업을 조자룡 헌 칼 쓰듯 아무 데나 막 써댄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가 주도해 민간기업에 특정 지역 투자를 요구하는 건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쳐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 지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한다”고 쏘아붙였다. 오히려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라고 했다.

발언의 수위는 점차 거세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냈다고 하는 것과 다른가”라고 묻자 이 대통령은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고 응수했다.

반도체 투자가 결정된 호남 입지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도 부딪혔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용수부터 전력·인력·부지 등을 모두 고려해 최적의 입지를 선정해야 하는데 검토가 부족했다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그 어떤 공정한 공모절차와 유치경쟁도 없었다”며 비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입지 조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또 ‘호남에서 하루 100톤 산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다’고 한 이 대통령의 주장에 객관적 근거와 구체적 공급 계획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권에서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하면 용수 공급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곳이 서남해안”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2023년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에서 전남·광주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 국회와 정부에서 이미 공식 확인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공모에서 전남·광주는 △산학연 연계협력 △기술선점 효과 △인프라 확보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 대통령이 야당이 제기한 각종 의혹과 비판에 직접 나선 배경에는 이번 호남 반도체 투자가 단순한 지역 투자 사업을 넘어 국가균형발전과 첨단산업 재편, 지방 소멸 대응, 인공지능(AI) 시대의 산업 경쟁력 확보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집약된 상징적 프로젝트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호남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며 “국토 균형 발전을 이뤄내고 뿌리 깊은 지방 차별과 영·호남 갈등을 완화할 국가적 대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부도 이 같은 이유에서 적극 대응하며 야당 공세에 전면 반박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용인 클러스터만으로는 미래의 글로벌 수요와 경쟁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후보지를 검토해온 것”이라고 썼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AI 시대, (팹을) 짓는 나라가 이긴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 클러스터는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라며 지역 투자의 불가피성을 부각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호남이 최종 투자 후보지로 선정된 과정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닥치고 무조건 호남이니 삼전닉스 입장에서는 이걸 받느냐 거부하느냐의 선택밖에 없고, 집권 초 권력의 ‘행정지도’가 무서우니 ‘결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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