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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週酒클럽] 스티븐슨 헌사 '주류의 왕'···거친 바다가 품은 피트 정수...

"The king o' drinks, as I conceive it, Talisker, Isla, or Glenlivet" 소설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1887년 시집 '언더우즈(Underwoods)'에 남긴 구절이다.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 자리 잡은...

[週酒클럽] 스티븐슨 헌사 '주류의 왕'···거친 바다가 품은 피트 정수...

스카이섬 해풍·훈연 향 담은 싱글몰트

U자형 관·웜튜브가 만든 묵직한 질감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The king o’ drinks, as I conceive it, Talisker, Isla, or Glenlivet”

소설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1887년 시집 ‘언더우즈(Underwoods)’에 남긴 구절이다.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 자리 잡은 탈리스커는 한 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도 ‘바다가 만든 위스키(Made by the Sea)’라는 문구로 브랜드 정체성을 설명한다.

탈리스커는 소금기 짙은 바다 향과 시트러스의 달콤함, 강렬한 피트 향을 앞세우며 스카이섬의 거친 자연을 한 잔에 온전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탈리스커의 역사는 1830년 시작됐다. 휴 맥아스킬(Hugh MacAskill)과 케네스 맥아스킬(Kenneth MacAskill) 형제가 스코틀랜드 북서부 스카이섬 카보스트 해안에 설립한 이 증류소는 섬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다. 거센 바닷바람과 높은 습도, 척박한 바위 지형 등 스카이섬의 자연환경은 자연스럽게 탈리스커의 정체성으로 이어졌다.

과거 스코틀랜드 섬 지역은 땔감으로 쓸 나무가 귀해 땅속에 퇴적된 유기물 덩어리인 피트를 맥아 건조 연료로 활용했다. 피트를 태울 때 발생하는 짙은 연기 향이 보리에 스며든 것이 오늘날 피트 위스키를 상징하는 특징으로 남았다. 탈리스커는 이 같은 섬 지역의 제조 방식에 스카이섬 해안의 짠내음을 입혀 독자적인 풍미를 만들었다.

이후 빅토리아 시대 후기에 이르러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주요 싱글몰트 위스키 중 하나로 성장했다. 1960년 화재로 증류소 시설이 소실되는 일을 겪기도 했으나 1962년 복원 작업을 마치고 생산을 재개했다.

탈리스커의 풍미는 스카이섬의 지리적 특성과 고유한 증류 방식이 맞물리며 완성된다. 묵직한 스모크 향을 강조하는 아일라 지역 피트 위스키와 달리 해안가 주변의 피트를 사용하고 해풍이 드나드는 환경에서 숙성되어 특유의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알싸한 향이 조화를 이룬다.

특유의 질감을 탈리스커 고유의 증류 설비에서 만들어진다. U자형으로 꺾인 구리 라인 파이프(Lyne Arm)는 무거운 알코올 증기를 다시 증류기로 돌려보내는 환류 작용을 일으켜 원액을 깔끔하게 정돈한다. 여기에 구불구불한 구리관을 야외 냉각수 통에 담그는 전통적인 웜 튜브(Worm Tub) 냉각 방식을 고수하여 원액에 묵직한 바디감과 힘 있는 질감을 부여한다.

스카이섬의 기후와 증류 방식이 빚어낸 결과물은 기본 라인업인 ‘탈리스커 10년’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알코올 도수 45.8%로 병입된 이 위스키는 짭조름한 바다 향과 피트, 알싸한 후추 향이 균형있게 어우러진다.

탈리스커 풍미는 생굴을 비롯한 해산물과 곁들일 때 한층 살아난다. 위스키의 스모키함이 해산물 특유의 비린 맛을 정돈하고 짭조름한 향이 식재료 본연의 감칠맛을 끌어올려 입안의 풍미를 돋운다.

국내 주류 시장에서 탈리스커 10년은 8~9만원대 가격으로 피트 위스키 입문 단계의 주요 선택지로 자리했다. 고연산 제품이나 한정판을 찾지 않더라도 대표적인 피트 위스키 탈리스커가 가진 매력을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대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탈리스커는 스카이섬의 매서운 해풍과 짙은 피트 향을 한 병에 선명히 남겼다. 거칠지만 뚜렷한 이 정체성이 오랜 시간 탈리스커를 ‘바다가 만든 위스키’로 남게 한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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