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식재산연구원, ‘美 특허무효심판 개편 동향과 우리 기업 대응방안’ 보고서 발간
‘산업 정책’ 된 특허 심판 ··· ‘재량적 거절’이 심리 성패 좌우
[데이터넷]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제조기반 보호’ 및 ‘親특허’ 기조가 투영되면서 특허상표청(USPTO)이 ‘태생부터 강한 특허’ 기조를 강화하며 특허심판원(PTAB)의 운영 방향 역시 근본적인 변화를 맞았다.
초기 심사 단계에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권리를 부여하고, 등록된 특허는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부실 특허 무효화 등 미국 내 특허분쟁의 주요 방어 수단이었던 특허무효심판(IPR)의 활용이 힘들어질 전망이다.
특히 심리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USPTO 청장의 ‘재량적 거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특허 무효가 어려워지고 국가 안보와 산업 이익이 결합된 새로운 지식재산 분쟁 리스크의 등장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미국 특허제도의 변화가 기업에 미칠 산업적 파급효과와 대응 전략, IP 관점의 시사점을 담은 ‘美 특허무효심판의 개편 동향과 시사점: IPR 심리 거절 확대에 따른 우리기업의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USPTO는 IPR의 심리개시 판단 권한을 청장 중심으로 재편하고 재량적 거절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무분별한 무효심판 신청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던 ‘핀티브(Fintiv)’ 기준으로 복귀하는 등 심리개시 문턱이 다시 높아졌다.
이는 단순히 PTAB 사건의 개시 여부 조정 수준을 넘어 특허관리전문기업(NPE)의 특허소송 대응 수단인 IPR의 예측가능성과 접근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유발할 전망이다. 핀티브는 병행절차로 인한 자원 낭비, 상충 판단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재판 일정, 절차진행 정도, 쟁점 및 주장 중복 여부, 당사자 동일성, 효율성 및 공정성 등 6가지 요소를 고려해 심리개시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한 기준이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미국이 특허심판 과정에 ‘국가 안보’와 ‘미국 내 제조·투자 요소’를 결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자발적 검색공개선언(SDD) 및 산업정책적 요소를 고려하겠다는 것은 미국 내 산업 기여도가 낮은 외국 기업의 무효심판 청구를 제한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어 지식재산권이 법적 권리를 넘어 국가 이익을 대변하는 ‘안보 자산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도체·IT 분야 NPE 소송, 국내 기업에 위협
미국의 ‘강한 특허’ 기조는 전기·컴퓨터·반도체 분야에서 수익화 활동을 벌이는 NPE의 소송에 노출된 국내 기업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그간 국내 기업업들은 NPE의 공격에 맞서 IPR을 효율적인 방어 수단으로 활용해 왔지만 심리개시율이 하락하고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방어비용 증가와 분쟁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제 단순한 무효 논거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심리개시 가능성은 물론 재량적 거절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하고 미국의 투자 및 공급망 정책과 연계된 선제적인 지재권 전략 수립 병행이 필요하고, 재량적 거절을 방어할 수 있는 전략도 사전에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박사는 “미국의 특허 정책은 경제적 효율성을 넘어 산업 보호와 국가 안보라는 프레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은 IPR 개시 거절이 예상되는 경우, 이를 고수하기보다 무역위원회(ITC)나 연방법원 등 다른 절차를 전략적으로 혼합해 활용하는 입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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