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부담 더 커질 전망
[아시아타임즈=이동욱 기자] 미국 정부가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수입 완제품에 대한 관세 체계를 손질한다. 겉으로는 규정을 단순화하는 조치지만 실제 기업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관련 대통령령(포고령)을 통해 새로운 관세 부과 방식을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은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완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25% 관세를 적용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제품에 들어간 철강·알루미늄의 '함량 가치'를 기준으로 50% 관세가 부과됐다. 새 제도는 세율 자체는 낮아지지만 제품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구조가 달라진다. 이 때문에 명목상 관세율은 내려가더라도 실제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개편의 배경으로 기업들의 행정 부담 완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제품별로 금속 함량을 산정하는 과정이 복잡해 규정 준수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세수 확보 목적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월 미 대법원의 관세 관련 판결 이후 줄어든 관세 수입을 일부 보전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정책 효과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업계는 이번 조치가 자국 제조업 보호와 일자리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수입 완제품을 취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과세 기준이 확대되면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조치가 적용될 경우 영향 범위는 상당히 넓을 전망이다.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트랙터, 변압기, 건설기계,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산업군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금속 비중이 높은 제품은 기존처럼 50% 관세가 유지되거나 원자재로 재분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 기업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생산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가진 기업들은 대부분 이번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추가적인 비용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1000달러인 냉장고에 철강이 100달러(10%) 포함됐다고 가정할 경우 기존에는 50% 관세가 금속 가치에만 적용돼 50달러를 부담하면 됐다. 반면 개편안이 적용되면 제품 전체 가격에 25%가 부과돼 관세는 250달러로 뛰게 된다. 결과적으로 동일 제품 기준 관세 부담이 200달러 증가하는 셈이다.
이에 일부 기업은 관세 절감과 시장 대응을 위해 미국 내 생산·물류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미 재무부는 관행상 기업의 금속 함량 산정 부담을 줄이겠다는 명분을 개편 배경으로 제시했으나 일각에선 누락된 세수를 메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관세 인상분을 모두 가격에 전가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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