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채권 규모가 올해 3분기에만 약 1000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한파발(發) 경기 부양과 인공지능(AI) 등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 채권을 통한 차입에 의존해온 결과다. 소비 진작과 전략산업 육성까지 정부가 빚을 내 떠받치는 구조가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중국의 발목을 잡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이 현지 증권사 분석을 종합한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 중앙·지방정부의 순채권 발행 규모는 올 3분기 최대 4조 4000억 위안(약 963조 952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의 사상 최대 기록(3조 8000억 위안·830조 6420억 원)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3분기는 중국 정부의 채권 발행이 몰리는 시기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수출과 내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확장재정 기조를 내세웠지만 최근 들어 핀셋 부양으로 돌아서고 있다. 중국의 정부 채권 이자 부담으로 부양에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중국 중앙정부가
2021년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로 재정난이 심해진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책정한 부채 치환 규모는 2024~2026년 총 12조 위안에 달한다.
중국 중앙정부는 반도체 생산과 AI, 휴머노이드, 슈퍼컴퓨팅, 차세대 통신망 등 첨단 인프라를 직접 키우고 있다. 동시에 소비 진작 캠페인인 ‘이구환신’을 위한 보조금 지급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 두 가지 정책 목적으로 초장기(만기 20~30년) 특별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초장기 국채는 2024년부터 매년 1조 위안 이상 발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1조 3000억 위안 규모다. 세수 확대는 그 자체로 부담일뿐더러 필요한 재정만큼 증가 속도도 따라잡기 어려운 만큼 정부채 발행을 늘려 빚으로 떠받치는 형국이다. 미국 빅테크가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으로 AI 인프라 ‘빚투’에 나섰다면 국가 주도 성장 모델인 중국은 정부가 그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 결과 중국 재정 건전성 악화 속도는 최대 채무국인 미국보다 빠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9년이 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이 120.3%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년 전만 해도 2029년 부채비율이 99.2%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바꾼 것이다. 미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 전망 수정이 같은 기간 123.9%에서 135.5%인 점을 감안하면 상승 예상 폭이 2배가량 높다. IMF가 2025년 9월 추산한 2024년 중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 88%와 비교하면 변화 폭은 더 크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1949년 신정부 건국부터 발행해온 정부 채권 누적 잔액은 올 5월 100조 6000억 위안(약 2경 1968조 원)으로 첫 100조 위안 시대를 열었다. 같은 기간 중국 지방정부 특별채무 잔액은 40조 3000억 위안으로 처음으로 40조 위안을 돌파했다.
특히 중국만의 특징인
그림자 부채까지 합하면 중국 정부 부채는 GDP 대비 125%, 민간 부채까지 포함하면 265%를 넘었다는 통계도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부채는 독보적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가뜩이나 AI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에 비해 중국의 투자 규모가 8배가량 작은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악화가 복병이 된 것이다. 앤트로픽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AI 기술은 미국에 6개월 뒤진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그러나 미국의 내년 AI 설비투자 전망치는 1조 180억 달러로 중국 투자금(1230억 달러)과의 격차가 8.3배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중국이 AI를 통해 높일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 0.2~0.3%포인트로 미국(0.4%포인트)에 뒤처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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