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동 위기 대응 협력 모색”
마크롱 “韓, 중동사태 안정 역할 가능”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6.4.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정세 불안과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중동 지역 충돌이 국제사회 전반에 미치는 충격을 언급하며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전쟁의 여파가 국제질서를 뒤흔들고 있다”며 “세계 경제와 에너지 분야의 파장도 날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회담을 통해 중동 지역의 조속한 평화 회복 및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회복을 위해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며 “위기 대응을 위한 공동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중동사태의 안정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가) 방위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하고 중동사태의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지역을) 포함해 폭격과 폭력이 진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헤게모니를 원하지 않는 국가, 현재의 예측불허 상황을 우려하는 국가들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에도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둘러싼 군사 대응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파병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현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에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기업인·투자자 대상 연설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정세를 거론하며 “중국의 패권도 미국의 패권도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아시아, 중동, 유럽의 여러 국가가 함께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는 방안을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4.3 (출처: 연합뉴스)
이날 회담에서는 중동 문제와 함께 양국 간 전략산업 협력 확대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는 교역과 투자 측면에서 괄목할 협력을 발전시켰고 인공지능, 양자, 우주, 원자력, 방산 등 미래 전략산업에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며 “양국은 국제사회 급변에도 공동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확대회담에 앞서 진행된 소인수 회담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졌다고 언급하면서 “이런 점들에 대한 얘기가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협력 의지도 함께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도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이어 나가길 희망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협력 가능 분야로 우주·방위 산업을 비롯해 첨단기술과 문화 영역을 폭넓게 제시했다. 그는 “양국은 우주나 방위 산업 등에서 협력할 수 있고, 인공지능·양자·반도체 등 힘을 합칠 분야가 다양하다. 농식품 분야나 문화 분야도 있다”며 “기후 문제도 함께 검토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의 음악과 문화가 프랑스에서 큰 인기”라며 문화 분야 협력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대면은 지난해 주요 다자 정상회의였던 G7과 G20 회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기존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할 예정이다. 2004년 양국이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22년 만의 관계 재정립이다.
청와대는 이번 격상을 계기로 프랑스와의 전략적 협의 기반을 강화하고 대외·경제·산업 분야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도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유럽연합 핵심국인 프랑스와의 협력을 토대로 외교 지평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양국은 앞으로 G7+ 외교 역량 강화, 인공지능과 벤처 분야 경쟁력 제고, 무역·투자 중심의 경제안보 협력 확대, 해양 분야 협력, K-컬처 확산 등 다방면에서 협력 폭을 넓혀갈 전망이다.
김혜경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경천사 십층석탑을 보고 있다. 2026.4.3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출처: 연합뉴스)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김 여사와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별도 친교 일정을 진행한다.
회담 뒤 이어지는 국빈 오찬에는 양국 각계 인사 14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불 수교 140주년 홍보대사인 배우 전지현과 그룹 스트레이키즈 멤버 필릭스도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회장, 손경식 회장, 조원태 회장, 류진 회장, 이부진 대표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오찬 메뉴는 한국 전통 ‘쌈’ 문화를 반영한 전채로 시작된다. 삼색 밀쌈과 제주 딱새우 무쌈, 동해 가리비쌈이 먼저 오르고 이어 제주 병어구이와 횡성 한우 갈비찜, 비금도 섬초 된장국, 강진 쑥 아이스크림 등이 제공된다. 주류로는 오미로제 ‘연’을 비롯한 전통주와 와인이 준비된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오찬을 마친 뒤 연세대학교에서 강연과 학생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퐁피두 한화 서울’ 개소식, 문화계 인사들과의 만찬에 참석한 뒤 이날 밤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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