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서해 석도의 바지선에서 한국형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HGV)가 쏘아져 흰 연기를 내뿜고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날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북한이 극초음속 활공체(HGV) 기술과 관련한 국방부의 설명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물리적 현상까지 저들만의 특수한 기술로 포장한다”며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남측의 최신 기술 개발을 폄하하는 동시에 이를 자신들의 핵·미사일 고도화 노선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미사일 개발의 주역인 김정식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 국방과학기술집단은 한국의 또 다른 ‘고도기술’ 발표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한국 국방부가 ‘그게 기술’이라고 반박한 부분은 그 어느 나라의 기술 집단도 납득할 수 없는, 조금 창피하다 할 정도의 억지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식은 앞서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이 지적한 HGV 표면의 그을음 문제를 두고 우리 군이 ‘국산 내열소재의 우수한 성능 덕분’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과학적 해명이 부족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그 어느 나라의 어떤 기술로든 항공역학적 가열에 의한 표면 온도 상승으로 도색이 타버리는 현상은 막지 못한다”며 “초음속 비행기라면 몰라도 극초음속 미사일이 탄착 직전 도장층이 생생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물리적 현상까지도 저들만의 ‘특수한 기술’로 포장해보려는 그 시도 자체가 참으로 못나 보인다”고 비꼬았다. 시험 발사한 HGV 표면의 그을음은 공기 마찰열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남측이 실체를 숨기기 위해 특수기술로 포장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김정식은 한국 국방부가 ‘HGV의 무기화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지목하면서 “간악한 적들의 이 같은 대결적 야심은 우리에게 더없이 훌륭한 국방력 강화의 명분을 제공해줬다”고 강조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HGV 기술을 둘러싼 담화전을 통해 자신들의 기술적 성과를 과시하는 모습”이라며 “남측의 무기 개발 계획을 빌미로 자신들의 핵무력 증강 노선을 정당화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은 지난 8일 우리 정부가 공개한 HGV 시험 발사 사진 속 활공체 겉면에 그을음이 없고 도장 색이 깨끗하다는 점을 근거로 극초음속 비행에 성공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우수한 내열성을 갖춘 국산 내열소재를 기반으로 강건한 설계가 이뤄졌으며, 극초음속 환경에서도 그을음 없는 열방호 성능을 구현했다”고 즉각 반박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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