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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中반도체가 온다-상] 턱밑까지 쫓아온 '메이드 인 차이나'…"5년 내 D램...

IT 전문매체 Wccftech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 파워브의 자회사 싱커는 최근 서버 전용 DDR5 RDIMM 메모리 솔루션 양산에 돌입했다. 싱커가 양산하는 제품은 64GB 고용량에 5600MT/s의 전송 속도를 제공하며, JEDEC 표준을...

[中반도체가 온다-상] 턱밑까지 쫓아온 '메이드 인 차이나'…"5년 내 D램...

이른바 '삼전닉스'의 시대다. 반도체 메가사이클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록적인 실적을 쏟아내며 '코스피 8000'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환호성 뒤로 중국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한때 3~4세대에 달했던 기술 격차는 어느새 1~2세대로 좁혀졌다. 삼성전자가 파업의 문턱에 와 있는 지금, 중국은 그 빈틈을 조용히 노리고 있다. 뉴스웍스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실체를 분석하고, 우리 기업들이 어떤 대응에 나서야 할지를 짚어 본다.

창신메모리가 개발한 저전력 D램인 'LPDDR5' (출처=CXMT 홈페이지)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한국 업체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과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해외 인재 영입을 발판으로 5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에서 "5년 안에 범용 D램 시장을 중국에 빼앗길 수 있다"는 경고가 학계와 산업계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양쯔메모리(YMTC)의 매출은 5년 전 2조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10억달러(약 16조4000억원)로 8배 가까이 폭증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역시 약 30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 능력도 빠르게 늘고 있다. CXMT는 베이징과 상하이 팹(공장)에 대규모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며, 이 투자가 완료되면 글로벌 D램 시장은 기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빅3' 체제에서 CXMT를 포함한 4개 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YMTC는 올해 신규 팹을, 내년에는 2개 팹을 추가 가동할 계획으로, 내년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4% 점유율 달성이 전망된다.

추격 속도는 수출 통계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4월 중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310억8000만달러(약 46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0.1% 상승했다. 1~4월 누적 수출액은 1035억달러(약 154조원)를 돌파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7% 늘었다.

범용 D램과 낸드의 평균단가(ASP) 상승이 수출액 증가를 견인했다. 중국의 메모리 수출 물량 증가율은 3~13% 수준에 머물렀으나, 수출 가치 증가율은 80~100%에 달한다. 가격 상승 기여도가 물량 증가의 5~10배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한국 반도체 수출도 5월 1~10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49.8% 늘어난 85억달러(약 12조6000억원)를 기록했지만, 가격 상승 기여도를 비교하면 중국의 추격세는 이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가파르다.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6.0%, SK하이닉스는 32.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트렌드포스, 2025년 4분기 매출 기준). 현재 한 자릿수에 머무는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은 미미해 보이지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욜(Yole Group)은 불과 2년 뒤인 2028년 중국의 D램 점유율이 1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5년 후 시나리오'대로라면 20%대 돌파도 시간문제다.

양쯔메모리의 3D 낸드메모리. (출처=YMTC 홈페이지)

◆"5년 전 3~4세대 차이가 1~2세대로"…저사양 넘어 서버용 메모리 시장 진출

매출과 외형만이 아니다. 기술 격차마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한 위협이다. CXMT는 지난해 말 화웨이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올해 8단 HBM3 양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2단 HBM3E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5년 전만 해도 한국과 중국의 D램 기술 격차는 3~4세대 차이가 났지만, 최근에는 1~2세대로 줄었다"며 "2030년대 후반에는 따라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도 "주요 국제 학회에 참석해보니 중국의 미래 기술력이 우리보다 더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중국 업체들이 미래 기술 준비를 잘하고 있는 긴박한 상황이어서 국내 업체는 추격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 업체들이 저사양 D램의 울타리를 넘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독점해온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까지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IT 전문매체 Wccftech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 파워브의 자회사 싱커는 최근 서버 전용 DDR5 RDIMM 메모리 솔루션 양산에 돌입했다. 싱커가 양산하는 제품은 64GB 고용량에 5600MT/s의 전송 속도를 제공하며, JEDEC 표준을 준수해 호환성까지 확보했다. 저가 시장 잠식을 넘어 고부가가치 영역까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공급 부족 현상은 중국 업체들에 천금 같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서버 1대에 탑재되는 D램 용량은 일반 서버 대비 8~10배, 낸드플래시는 3배 이상이지만 생산 능력 확대 속도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글로벌 D램 공급 부족이 4.9%, 낸드플래시는 4.2%, 고대역폭메모리(HBM)는 5.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메모리 3사가 HBM과 첨단 DDR 생산에 집중하면서 비워둔 범용 메모리 시장의 빈자리를 중국이 빠르게 메우고 있다. 대만 난야테크놀로지의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0% 급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제공=SK하이닉스)

◆"환경 변화만 주어지면 쉽게 추월" 절박한 경고

중국 현지 빅테크 기업들이 자국 메모리 채택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한번 중국 메모리로 돌아선 고객사는 한국산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반도체가 사이클 산업인 만큼 앞으로 2~3년이 결정적인 시기다. 중국 업체들이 2년 뒤 본격적인 양산 능력을 갖추고 가격 경쟁에 나설 경우, AI 붐으로 형성된 신시장을 통째로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R&D 투자 확대와 기술 격차 확보를 주문한다.

이종호 서울대 교수는 "중국에는 52시간 근무 제한이 없어 R&D 담당자들이 전력을 다해 일한다"며 "환경적 변화만 주어지면 중국이 우리를 쉽게 추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환 상명대 교수도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반도체 업체들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물적·인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국내 업체는 R&D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사진제공=삼성전자)

◆'내홍'에 발목잡힌 1위 기업…파업 앞두고 우려는 일파만파

반도체가 한국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중국의 굴기(屈起)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이 절체절명의 시점에 노사 갈등이라는 내부 균열에 발목이 잡혀 있다.

성과급 산정을 둘러싼 협상이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마저 결렬되면서 오는 21일부터 18일간의 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JP모건은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12%, 금액으로는 30조~40조원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기업노조 역시 예상 피해액을 18조~30조원으로 추산했다.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는 지금, 한국 반도체의 가장 큰 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파업을 둘러싼 우려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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