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알리바바 사옥. AP연합뉴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AI 개발 도구 ‘클로드 코드’에 보안 위험이 있다며 전면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앤스로픽의 AI 모델들은 원칙적으로 중국에서 상업적 이용이 불가하지만, 최근 우회로를 통한 접속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3일 중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즈둥시는 알리바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클로드 코드에 백도어(정상적인 보안 메커니즘을 우회해 시스템 비인가 접근을 허용하는 비밀 통로)가 심겨 있다는 보안 위험이 드러났다”며 “알리바바는 종합 평가를 거쳐 이를 고위험 소프트웨어 목록에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알리바바가 오는 7월 10일부터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환경에서 클로드 코드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대체 설루션으로 알리바바의 ‘큐오더’(Qoder)를 추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소넷·오푸스·페이블 등 앤스로픽의 AI 모델 시리즈도 모두 삭제하라고 직원들에게 요구했다.
알리바바는 직원들의 AI 기술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앤스로픽의 클로드와 오픈AI의 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외부 모델 사용료를 지원해왔고, 회사의 보조 덕에 알리바바 개발자 상당수는 매주 수백 달러어치의 토큰을 썼다.
이렇듯 미국 AI 사용을 권장했던 알리바바가 돌연 입장을 바꾼 이유는 지난달 10일 앤스로픽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보낸 서한 때문으로 보인다. 앤스로픽은 알리바바가 4월 22일∼6월 5일 약 2만5000개의 허위 계정을 이용해 클로드와 2800만회 이상의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이런 행위는 앤스로픽 AI 모델을 무단으로 훔치는 ‘증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증류란 개발자가 다른 AI 모델의 결과물을 활용해 자사 시스템을 훈련함으로써 훨씬 적은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후 앤스로픽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에 대규모로 클로드 계정 제한 조치를 실시했고, 수많은 중국 사용자가 사전 예고 없이 차단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엄격한 수출통제 및 서비스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엔지니어들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미국의 최신 AI 기술에 접근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우회 접속은 미국이나 중국의 법을 어기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기업들과 이들 기업의 해외법인의 모델 사용을 금지하는 앤스로픽의 서비스 약관에는 위배된다.
최근 중국 핀테크 대기업 앤트그룹이 싱가포르 등 해외에 설립된 법인 명의로 앤스로픽 클로드의 기업 계정을 생성해 중국 본사 직원들이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그룹 직원들이 싱가포르의 자회사와 연결된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기업용 클로드 계정에 접속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를 비롯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서도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드’와 같은 AI 도구에 접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중국 기업들에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접근 권한을 판매했는데, 이를 통해 중국 본사 엔지니어들이 내부 네트워크를 이용해 클로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FT에 “해외 법인을 통한 클로드 접속 방법은 이미 알려진 문제로, 특정 기업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앤스로픽은 중국 사용자들이 새로운 우회 기법을 개발함에 따라 이를 찾아내고 제재하기 위한 도구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강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앤스로픽은 사용자가 접속한 컴퓨터의 사용 시간대 등 세부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결제용 신용카드의 발급 국가 등도 분석해 IP는 미국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에서 접속한 가짜 계정도 찾아내 차단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중국을 포함해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 지역에서 클로드 코드에 접근하거나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 기업이 소유한 회사, 심지어 중국 외부에 설립된 자회사에 대해서도 서비스를 제한하는 유일한 첨단 AI 기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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