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슈를 깊이 있게 풀어내 보는 시간, W언박싱입니다.
중세 유럽 인구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간 공포의 전염병, 흑사병.
그 이름이 21세기 러시아에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시베리아 이르쿠츠쿠의 한 감염병 연구소.
현지 시각 지난 2일, 이곳에서 일하던 28살 여성 연구원이 갑자기 숨졌는데요.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달 페스트균이 담긴 시험관을 깨뜨린 뒤 입원 치료를 받다가 숨졌습니다.
유출된 균을 들이마셔 극심한 폐렴 증세를 보이는 폐렴형 페스트에 걸렸을 가능성이 제기된 겁니다.
연구원이 치료받던 병원은 즉시 격리 조치에 들어갔고, 200명가량의 접촉자는 격리 관찰 대상자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러시아 보건 당국의 발표는 '원인 불명의 폐렴'.
직무와 관련된 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현지 시각 5일 : "각종 소문이나 추측에 귀를 기울일 게 아니라, (담당 기관인) 소비자보호감독청의 공식 발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에메시 아달자/존스 홉킨스 건강안보센터 선임연구원/현지 시각 5일 : "페스트는 병원체의 특성과 치료 경로가 매우 잘 정립된 질병인데, 러시아 당국은 페스트에 대응하는 방식처럼 행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많은 접촉자를 추적 관리하는 모습은 마치 다른 무언가를 다루는 듯합니다."]
실제로 이 연구소는 페스트균뿐만 아니라 한타 바이러스 등 다른 감염병을 함께 연구하는 곳이라, 연구소에 보관된 또 다른 병원체가 원인일 수 있다는 건데요.
여기에 러시아가 수십 년간 비밀리에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운영한 전력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알렉스 플리차스/CNN 국가안보 분석가/현지 시각 5일 : "과거 소련의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총괄하다가 망명한 고위 인사의 증언에 따르면, 이번 시설은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무기화 가능성을 연구했던 최소 6개 이중용도 연구시설 중 하나였습니다."]
국제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인근 국가들은 국경 검역을 강화했고, 미국과 유럽연합 등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 시각 5일 :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방금 관련 내용을 접했는데요. 우리는 (러시아를) 도울 겁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 돕겠습니다.”]
코로나19의 악몽이 아직 생생하죠.
또 다른 팬데믹으로 번질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망이 실제 페스트 감염 때문이라고 해도 확산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글렌 워트먼/메드스타 워싱턴 병원센터 의사/현지 시각 5일 : "쉽게 전파되지 않고,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항생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걱정하지 말고, 평소처럼 생활하면 됩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도 공중 보건 위험이 낮다며 추가 정보가 확보되는 대로 위험 평가를 다시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젊은 연구원의 목숨을 앗아간 건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지금까지 W언박싱이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