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J 아베스 제리온 인베스트먼츠 CEO. [사진: 제리온 인베스트먼트 웹사이트 영상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돈은 7000억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140억달러만 투자하겠다고 했을 뿐이다.
애플이 AI 혁명에서 뒤져 있는 걸까. 민간 투자 회사 제리온 인베스트먼츠(Xerion Investments) 창업자 겸 CEO 다니엘 J 아베스(Daniel J. Arbess) CEO 시각은 다르다. 그의 생각은 애플은 무지해서 덜 쓰는 게 아니라, 확신이 있어서 덜 쓰는 것이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로 M5 칩을 내세웠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모든 GPU 코어에 신경망 가속기를 내장한 M5 칩을 공개했다. 자체 성능 측정 결과 M5는 300억개 매개변수 모델을 3초 안에 구동할 수 있다.
아베스 CEO에 따르면 맥북 프로 하나만 있으면 인터넷, 구독료, API 키 없이 법률 문서 초안 작성, 코드 디버깅, 자료 요약이 가능한 수준이다.
애플은 현재 25억대 기기를 운용 중이다. 전 세계 인터넷 인구 4명 중 1명 손에, 책상 위에 애플 기기에 놓여 있는 셈이다. 구글은 연간 10억달러 정도를 애플로부터 받고 온디바이스가 처리하지 못하는 영역을 제미나이로 담당하고 있다. 아베스 CEO는 이를 "건물 전체를 담보로 잡히는 경쟁사들과 달리, 꼭대기 층만 임대하는 전략"이라며 "내년에 앤트로픽이나 딥시크가 더 나은 모델을 내놓으면 임차인을 바꾸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아베스 CEO는 애플이 소비자 기기 시장에서 확보한 입지는 향후 AI, 적어도 개인 사용자용 AI 판에선 애플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중심 AI 회사들을 상대로 목소리를 키우는데 든든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32년까지 사실상 전 제품에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될 전망이다. 이메일 요약, 글쓰기 보조, 사진 편집, 번역, 검색. 이 모든 작업이 기기 안에서 처리되면 서버에 닿는 요청 자체가 사라진다. 챗GPT나 코파일럿에 매달 20달러 내던 수억 명 사용자들이 이미 손에 쥔 기기로 같은 기능을 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기업용 AI 시장은 얘기가 다르다. 아베스 CEO는 "수백만 건 문서를 처리하는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은 데이터센터급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 메모리 대역폭은 애플 최고 사양 칩보다 36배 넓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은 기업용 AI에서 투자 회수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속도는 현재 지출 규모가 암시하는 것보다 더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행보로 인해 가장 취약한 위치에 서 있는 회사는 메타를 꼽는다. 아베스 CEO는 "메타는 랫폼도, 운영체제도, 클라우드도, 기기도 없다. 올해 최대 1350억 달러를 AI에 쓴다고 하지만 애플은 운영체제 수준에서 그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 시리가 기기 안에서 질의를 해결하면 인스타그램 앱을 열 이유가 줄어든다. AI가 20분치 스크롤 내용을 30초로 요약하면 메타가 팔 광고 지면도 그만큼 줄어든다. 메타 타게팅 기술은 여전히 세계 최고지만, 그 기술이 팔 수 있는 관심 자체를 애플이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스 CEO는 "개인 사용자 AI 전환에 5000억달러 짜리 중앙 집중형 인프라가 필요한가, 아니면 이미 만들어져 팔린 25억 대 기기로 충분한가? 애플은 기기에 베팅했다"며 자신의 생각을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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