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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SMIC·화홍, 엔비디아 빈자리 메우며 매출 신기록…中 반도체, AI 인프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미국의 수출 제한이 강화되자, 기술적으로는 뒤처지지만 대체가 가능한 CXMT의 HBM2나 HBM2e 제품에 주문이 몰린 결과다. 모닝스타의 펠릭스 리...

SMIC·화홍, 엔비디아 빈자리 메우며 매출 신기록…中 반도체, AI 인프라...

[반도체레이다] 美 규제가 부른 '차이나 칩' 역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미국의 고강도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급자족' 열풍에 기름을 부으며, SMIC와 화홍 등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CNBC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93억 달러(약 12조 6천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다른 주요 업체인 화홍 역시 4분기 매출 6억 599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기록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폭발적인 AI 반도체 수요와 함께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역설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폴 트리올로 파트너는 "미국의 규제가 중국 반도체 수요에 '로켓 연료'를 주입한 격"이라며, 전기차와 AI 데이터센터 분야의 성장이 이를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의 첨단 칩 수입이 차단되자, 바이두와 알리바바 등 중국 테크 거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화웨이와 무어 스레드(Moore Threads) 등 자국산 대안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무어 스레드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247% 폭등하며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메모리 분야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중국의 대표적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0% 급증한 550억 위안(약 80억 달러)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미국의 수출 제한이 강화되자, 기술적으로는 뒤처지지만 대체가 가능한 CXMT의 HBM2나 HBM2e 제품에 주문이 몰린 결과다.

모닝스타의 펠릭스 리 애널리스트는 "HBM 수입이 제한되면서 CXMT가 유일한 국내 대안으로 떠올랐다"며 "기술적으로 열세인 제품조차 시장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CXMT는 올해 안에 차세대 규격인 HBM3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만 장기적인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ASML의 최첨단 노광 장비에 접근하지 못해 TSMC 수준의 미세 공정 양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범용(레거시) 공정 제품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국이 공급망 전체를 국산화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핵심 장비 확보 없이는 가치 사슬 위로 올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현재의 성장이 수입 대체 효과를 넘어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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