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미국 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전날 밝혔다.
ADR은 국내 기업 주식을 미국 증권시장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대체증권으로, 사실상 미국에 상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 직접 들어오지 않고도 달러로 ADR을 사고팔 수 있고, 한국 주식으로 바꿀 수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신주 발행으로 10조~15조원의 달러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GTC 2026에서 “ADR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주주뿐만 아니라 미국·글로벌 주주들에 노출될 수 있어 더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시장 상장 방식이 자사주 신규 매입이 아니라 신주 발행이라는 점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자사주(2.4%)로 ADR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회피한다는 지적에 지난달 9일 자사주 12조2400억원어치(2.1%)를 소각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주주 이익 보호라는 개정 상법의 정신에 따라 신주 발행이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신주 발행 방식에 따라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주당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ADR 가격이 국내 본주보다 낮아질 경우, 차익 실현을 노린 투자자들이 ADR을 원주로 전환해 국내 시장에 매물을 쏟아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주식 가치 희석보다 미국 상장을 통한 밸류에이션 재평가 효과가 더 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에 비해 낮다. ADR 상장을 통해 엔비디아, TSMC 등과 같은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글로벌 기준에 맞춘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곧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의 몸값을 올려 지수 전체를 견인하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ADR 발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우리 증시에서 SK하이닉스는 장중 주가가 5% 이상 상승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마이크론에 비해 수익성이나 기술력, 고객대응력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함에도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를 받고 있었다"며 "이를 탈피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ADR을 통한 주주환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1994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ADR을 미국 증시에 상장했으며 한국전력과 SK텔레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LG디스플레이, KT 등이 미 증시에 ADR을 발행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iamgrace_ahn@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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