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E 하반기 샘플 공급, 2027년 양산 목표
“메모리 시장 구조적 변화”…가격보다 물량 확보 경쟁
캐펙스 확대…용인 클러스터 중심 생산능력 강화
원자재·에너지 공급 안정…지정학 리스크 영향 제한적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앞세워 인공지능(AI) 수요 대응에 속도를 낸다. 동시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늘리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23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회사는 7세대 HBM 제품인 HBM4E 개발 및 공급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2027년 양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기태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은 “고객 성능 요구에 맞춰 제품을 준비 중”이라며 “수율과 양산 안정성도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 내재화와 고객 검증을 거쳐 적기에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격보다 물량”…AI發 메모리 수요 구조 변화
메모리 시장에 대한 판단도 기존과 달랐다. 회사는 현재의 가격 상승이 단순한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박준덕 D램 마케팅 담당은 “AI 컴퓨팅 확대로 메모리 중요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은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렵고, 신규 캐파 확보에도 시간이 걸린다”며 “수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사이클이 과거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물 가격이 최근 완만한 흐름을 보인 데 대해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업황 둔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투자 확대...용인 클러스터 중심 생산능력 강화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도 늘린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 인프라 준비와 핵심 장비 확보를 위해 올해 캐펙스는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초 페이즈1 완공 이후 단계적으로 추가 투자를 진행해 장기 생산 기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첨단 공정 전환을 위한 투자도 계획대로 이어간다.
김 CFO는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당분간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메모리 라인업 확대...CXL·LPDDR5X 양산
HBM 외 차세대 메모리 대응도 병행한다.
회사는 LPDDR5X와 서버용 모듈 제품을 이달부터 본격 양산한다. 고성능·고효율 제품으로 AI 연산 환경에 최적화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CXL 2.0 기반 메모리 모듈을 넘어 CXL 3.0 지원 제품도 준비하며 용량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릴 계획이다.
낸드 사업 역시 AI 워크로드에 맞춘 고성능·고용량 스토리지 솔루션 개발에 집중한다. 회사는 HBM 관련 컨소시엄에도 참여해 기술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원자재·에너지 리스크 제한적...“재고 충분”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수급 우려에 대해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김 CFO는 “공급업체 다변화를 이미 완료했고 재고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며 “텅스텐 등 일부 가격 상승 요인은 있지만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 역시 LNG 장기 계약을 통해 확보하고 있어 가격 변동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사업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 구조가 바뀌고 있고, 그 중심에 HBM이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기술과 투자 확대를 동시에 밀어붙이며 이 흐름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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