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EO스코어
SK하이닉스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종합 경영평가에서 고속성장과 건실경영 부문의 압도적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2년 연속 최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20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비금융기업 249곳을 대상으로 한 '2026년 대기업 경영평가'에서 SK하이닉스가 800점 만점에 648.3점을 획득하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615.4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어 KT&G(587.0점)와 셀트리온(584.0점)이 각각 3, 4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고, 현대자동차(563.9점)는 2년 연속 5위를 유지했다. 이 밖에 네이버(557.8점), 기아(557.6점), 삼성물산(549.5점), 삼성바이오로직스(549.2점)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카카오(523.5점)는 지배구조 개선 등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내 IT 산업을 이끄는 반도체 투톱의 상이한 강점이다. SK하이닉스는 고속성장, 건실경영,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으며 1위를 수성했다. 매출 10조원 이상 기업 중 고속성장 1위를 차지한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실적 개선과 재무 건전성 확보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투자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 52조1천531억원, 연구개발(R&D) 37조7천548억원 등 총 89조9079억원을 집행했다. 당장의 종합 점수에서는 경쟁사에 밀렸으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초격차' 투자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내실이 돋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0대 제약사인 중국 시노팜과 비교해 매출 규모는 4% 수준(4조5570억원)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률은 45.41%를 기록하며 시노팜(2.79%)을 42%p 이상 상회했다. 외형 확장보다 압도적인 수익성을 증명한 셈이다.
이 밖에 기업 결합 및 인수 효과가 반영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한항공,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이 고속성장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강도 높은 경영 쇄신을 진행해 온 카카오와 KT&G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이번 경영평가 결과가 국내 주요 기업들의 현재 펀더멘털과 향후 전략 방향을 정확히 투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주요 증권사 리포트들을 종합하면, 향후 주요 기업의 가치는 선제적 투자가 언제 실질적인 이익으로 전환되느냐에 달려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보여준 고속성장은 AI 반도체 수요 확대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한 결과"라며 "삼성전자의 90조원대 투자는 향후 차세대 메모리 및 파운드리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택으로, 본격적인 투자 회수 사이클 진입 시점이 기업가치 재평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 및 바이오 기업들의 선전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카카오의 지배구조 부문 1위 등극과 사상 첫 톱10 진입은 그간 자본시장에서 지적받아온 리스크를 일부 해소하고 있다는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건실경영과 수익성 확보라는 내실 다지기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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