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중심 AI 메모리 수요 확대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 전망
증권가, 1분기 영업이익률 70% 관측…실적 눈높이 잇단 상향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연결 기준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50조1046억원, 영업이익 34조875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8.7%, 영업이익은 184.1%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SK하이닉스는 불과 1개 분기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쓰게 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2조8000억원, 영업이익 19조17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경쟁사들의 호실적도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TSMC 또한 5725억대만달러(약 26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40조2810억원), 흥국증권(40조950억원), KB증권(40조830억원) 등 주요 증권사들도 속속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40조원대로 높였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큰 폭으로 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60% 후반에서 최대 7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조업에서 영업이익률 30%만 넘어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판매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며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찾은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운데 왼쪽)와 SK그룹 최태원 회장(가운데 오른쪽). 사진=SK하이닉스
이처럼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점쳐지는 배경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내 압도적인 지배력이 꼽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전체 HBM 시장의 60~70%를 차지하는 'HBM3E' 물량을 엔비디아에 대량으로 공급 중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고 있으나, 점유율은 아직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가격이 급등한 범용 D램도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3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현재 일부 범용 D램의 마진율이 HBM을 상회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호실적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 진입과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막대한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4사는 올해 올해 AI 인프라 구축에 1년 전보다 75% 늘어난 6650억달러(약 1001조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반면 공급 속도는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업체를 포함한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추가 생산시설 확충 규모는 전체 생산량 대비 1% 수준에 그쳤다. 올해 메모리 수요 증가율이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 부족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부 변수의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수급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SK하이닉스는 이미 반년 치 가까운(4~6개월) 재고를 비축해 둬 당장의 위기는 피한 상태다. 구글이 공개한 메모리 절감 기술 '터보퀀트' 역시 마찬가지다. 단기적으로는 수요 둔화 요인으로 비칠 수 있으나, 업계에서는 오히려 AI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낮춰 장기적으로는 전체 메모리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도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21일) 장중 122만80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뒤, 종가 기준 122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