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0일 '반도체 Be strong' 분석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과거의 단순 수급 논리에서 벗어나 장기공급계약(LTA)과 시황노출시장이 공존하는 '듀얼 마켓(Dual market)' 체제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이러한 변화는 메모리 업황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거시경제 연동성을 낮추고 실적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업종 전반의 재평가(Re-rating)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듀얼 마켓의 이익 방어 효과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지표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범용(Commodity)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각각 3%·7% 하락했던 지난 4Q24와 1Q25 당시, SK하이닉스의 D램 영업이익은 오히려 24% 상승하거나 보합(0%) 수준을 유지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가격 하락기에도 이익 방어에 성공한 것은 메모리 산업 역사상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는 판매 기준 13~14%·매출액 기준 40% 초중반 비중을 차지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장기공급계약을 바탕으로 실적 완충 역할을 수행한 결과로 분석된다.
SK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듀얼 마켓' 체제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표=SK증권]
보고서는 향후 HBM 전 제품군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범용 D램 가격의 급등으로 1Q26 기준 HBM의 수익성이 범용 D램 대비 30~40%p 낮아졌으며, 이 격차는 2Q26에 더욱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강력한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메인스트림 HBM 제품의 가격 인상은 필연적인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공정 난이도 증가와 주문형 반도체(ASIC) 확대 추세 역시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수요 측면에서는 AI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의 확장이 메모리 수요 급증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사전 학습(Pre-training) 단계를 넘어 추론 단계에서의 '테스트 타임 스케일링(Test-time scaling)' 기술이 부각되며 연산 능력 대비 메모리 용량이 부족해지는 '메모리 벽(Memory wall)'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컴퓨팅 파워와 메모리 대역폭 요구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높은 수익성은 영업 레버리지 효과의 둔화를 의미하며 장기공급계약의 동반은 메모리 이익 창출의 안정성 제고를 견인할 것"이라며 "공급자가 업황 노출도를 조절하는 국면에 진입한 만큼 메모리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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