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이사회 개편 방향성을 짚어봅니다.
한명진 SK텔레콤 통신(MNO) CIC장 사장와 T타워.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SK텔레콤(SKT)이 재무 전문가들을 이사회에 전면 배치한다.
이달 26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주총)에서 한명진 통신(MNO) 독립사내기업(CIC)장 사장과 윤풍영 SK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을 각각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올해 전사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한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본격 추진 중인 가운데 '재무통'을 등용해 법조인 출신인 정재헌 대표를 보좌하고 향후 투자 전략을 정교하게 관리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명진 이사회 합류…포트폴리오 재편 가속
1973년생인 한 사장은 고려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8년 SKT에 합류해 글로벌 사업개발본부장(2016년) △글로벌 얼라이언스 실장(2017년) △MNO마케팅그룹장(2018년) △구독형상품 CO장(2021년) △코퍼레이트스트레티지담당(2022년) △넥스트서비스담당(2023년) 등 주요 요직을 거친 '정통 SKT맨'이다.
2023년에는 SK스퀘어로 자리를 옮겨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격인 투자지원센터장을 맡았다. 2024년 7월에는 퇴임한 박성하 전 사장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올랐다. 당시 그는 SK그룹 상장사 중 최초로 CEO와 CFO를 겸직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명진 SK텔레콤 MNO CIC장 사장 주요 약력 요약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이후 작년 임원인사에서 SKT의 통신 사업을 총괄하는 MNO CIC장으로 선임되며 친정으로 복귀했다. 업계에선 한 사장이 불과 2년 만에 SKT로 복귀한 것을 두고 그가 SK스퀘어에서 재임 기간 거둔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를 높게 평가한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사장은 당시 지지부진했던 △웨이브-티빙 합병 △드림어스컴퍼니 매각 등을 차례로 마무했다. 특히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갈등으로 난항을 겪던 11번가 문제를 SK플래닛에 매각하고 자금 상환 방식으로 해결하며 그룹 내 '해결사' 입지를 굳혔다.
SKT 역시 현재 AI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비효율·저수익 사업을 대거 정리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시점에 한 사장의 이사회 합류는 향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SKT는 지난 2024년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 등을 운영하는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구 SK커뮤니케이션즈), F&U신용정보, SK엠앤서비스 등 3곳도 삼구아이앤씨에 매각했다. 해외 사업에서는 남미 지역 진출을 위해 2012년 142억원을 출자한 SK 라틴아메리카 인베스트먼트를 청산해 14억원을 회수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SK플래닛 판교 사옥을 계열사 SK리츠에 2157억원에 매각했다. 2019년 SK플래닛에게 해당 사옥 지분 59.8%를 779억원에 사들인 지 6년 만이다. 뿐만 아니라 티커머스 자회사 SK스토아, SK브로드밴드의 콘텐츠 제작 자회사 미디어에스 지분 100%를 라포랩스에 약 1100억원에 넘기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최근에도 글로벌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온 미국 조비의 버유 지분을 대거 정리했다. 이에 따라 조비에 대한 SKT의 지분율은 기존 2.1%에서 0.7%로 낮아졌다. 앞서 SKT는 2023년 조비에 1억달러(당시 약 1300억원)를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매각 시점 주가가 투자 당시보다 상승한 점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풍영 가세…AI 신규 투자·배당 정상화 이끈다
윤 사장 역시 SKT, SK스퀘어, SK AX(구 SK㈜ C&C) 등 그룹 내 ICT 계열사에서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사업 구조 개편, 신규 투자 기회 발굴 등 그룹과 각 개별 회사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박정호 SK그룹 전 부회장을 보좌하며 SK하이닉스와 SK쉴더스 인수를 비롯해 SK㈜ C&C와 SK홀딩스의 합병, 에센코어 설립, 엔카닷컴 매각 등 주요 인수합병(M&A) 작업 실무를 맡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1번가 분할 및 펀딩, 지상파 3사와 합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출범 등에도 관여했다.
윤풍영 SK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 /사진 제공=SK그룹
이에 향후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규 투자나 M&A에도 관심이 모인다. SKT는 지난해 전 세계 통신 산업 협의체인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회원사들과 영국에 합작회사 '신텔리전스 AI'를 세우고 106억원을 출자했다. 현재 AI 기반 스팸전화 차단, 음성 비서 등 AI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며 AI CIC장인 정석근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또한 윤 사장은 IBM 코리아에서 IT 개발자로 수년간 근무하며 그룹 내 대표 ICT 전문가로도 꼽힌다. 이에 따라 윤 사장의 이사회 합류는 재무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통신 및 AI 사업 반등과 육성을 가속화하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또 그룹 내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속한 만큼 계열사와 지주사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총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자본준비금 중 1조7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이다. SKT는 지난해 대규모 유심(USIM) 해킹 사태의 후속 조치로 인해 최근 2개 분기 연속 미배당을 결정했는데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주주들이 배당금을 받을 때 약 15%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했다. 이에 반해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한 재원으로 배당하면 비과세 배당이 가능하다. 새로운 소득이 아닌 자본 일부를 배당으로 돌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 입장에선 세금이 줄어드는 만큼 배당금이 불어나는 효과가 있다.
SKT 지난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배당과 관련해 "실적 정상화를 최우선 목표로 할 것"이라며 "예년 수준의 배당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비과세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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