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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SK '행복 경영'의 민낯...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넘을 수 있을까

이에 따라 SK는 기존 석유와 통신 중심 구조에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및 친환경 산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영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 역시 변화했다. SK는 DBL(Double Bottom Line)을 도입해 기업 성과를...

SK '행복 경영'의 민낯...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넘을 수 있을까

딥 체인지·DBL 전략 속 주주가치 논란, 재무 부담, 자율성 한계까지

최종현 고 SK그룹 회장

(ㅍㅍㅅㅅ 이천오 인턴기자) 그룹 SK는 '행복'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운다.

SK는 기업의 목적을 단순한 이윤 창출에 두지 않고, 이해관계자 전체의 행복을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구성원, 고객, 사회 등 이해관계자 모두를 포함한 행복을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봤으며, 최태원 회장은 자신의 서명에 '행복' 한자의 획수 합인 숫자 22를 활용하는 것으로 이러한 철학을 드러냈다.

이 같은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딥 체인지(Deep Change)'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산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정유, 통신 등 기존 사업 구조를 유지해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SK는 기존 석유와 통신 중심 구조에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및 친환경 산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영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 역시 변화했다. SK는 DBL(Double Bottom Line)을 도입해 기업 성과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로 동시에 평가한다. 사회적 가치는 환경, 고용, 사회 공헌 등을 포함하며,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사회적 문제 해결 성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보상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체계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핵심 요소는 구성원이다. SK는 기업 성과의 차이를 개인의 지능이 아닌 자발적 사고에서 찾고 있으며, 이를 위해 VWBE(자발적·의욕적 두뇌 활동, Voluntarily Willingly Brain Engagement) 상태를 강조한다.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사고할 때 성과가 극대화된다고 보고, 이를 통해 SUPEX(Super Excellent Level,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 company에 도달하는 걸 목표로 한다.

다만 이러한 경영 철학을 둘러싸고 여러 한계와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SK는 이해관계자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 철학을 내세우고 있으나, 지배구조와 오너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주주 가치와 충돌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과정에서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의 가치가 장부가보다 낮은 시가 기준으로 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로 인해 소액 주주들은 지분 가치 희석을 우려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며 주주 가치 훼손 우려를 드러냈다. 이는 에너지 사업 통합과 재무 안정 등 그룹 차원의 이익이 개별 주주의 이익보다 우선시됐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SK는 이를 의식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 정책을 내세우며 대응하고 있다.

딥 체인지 전략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는 미래 산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인수합병과 투자를 단행했고, 2024년 기준 계열사 수가 219개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이 같은 확장은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SK스페셜티, SK실트론 등 일부 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딥 체인지 실행 과정에서의 운영 역량 부족이 오히려 생존 리스크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행복을 경영 지표로 삼는 방식에도 논란이 존재한다. SK는 구성원의 행복을 측정하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려 하지만, 행복은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영역이라는 점에서 수치화 자체가 왜곡을 낳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개인의 내면 상태까지 성과 지표로 관리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회사는 사회적 가치 측정 모델을 고도화하며 대응하고 있으나, 측정의 주체가 회사이고 구성원이 측정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감시 구조로 인식될 수 있다는 한계가 남아 있다.

자율성과 의사결정 구조 간의 괴리도 지적된다. SK는 구성원의 자발성과 몰입을 강조하며 VWBE를 통해 SUPEX 수준에 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경영권은 지배구조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자율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사회 중심 경영과 관계사별 독립적 의사결정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구조적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주식회사

(ㅍㅍㅅㅅ / PPSS ) 이천오 인턴기자 press@pp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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