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종근당·광동·동구·대웅 등 전통 제약사, 자체 VC 운영 행보
기술력 있는 바이오텍 발굴해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연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자체 개발에서 투자 주도형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벤처캐피탈(VC)을 지주사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해 혁신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 연구개발(R&D)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JW홀딩스는 지난 13일 차바이오텍의 VC 자회사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306억원에 취득했다. 솔리더스는 2025년 말 기준 운용 자산(AUM)이 4815억원에 달하는 바이오 특화 VC로,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을 발굴한 바 있다.
JW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재무적 수익은 물론, 그룹의 R&D 역량과 투자 바이오기업의 혁신 기술을 결합해 신약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항암제(JW2286) 등과 솔리더스 포트폴리오 기업 간의 공동 연구 및 기술 도입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제약사가 VC을 설립하거나 운영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종근당의 계열사 CKD창업투자는 지난해 생체비전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전문기업 로보스, 난치성 뇌질환 유전자치료제 기업 소바젠,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업 트리오어에 연달아 투자하며 바이오·딥테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신약 모달리티(ASO·ADC)와 제조 인프라 혁신(로보틱스)을 동시에 겨냥한 향보로 평가된다.
광동제약 역시 KD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차세대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의 비만 치료제 패치 공동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발이 성공할 경우 광동제약은 상업화 독점권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부여받는다. 뇌질환 디지털 치료기기 로완에도 60억원을 투자한 바 있으며 지난해 화장품 기업 데이지크를 인수하며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는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신약 개발 바이오텍 디앤디파마택과 큐리언트, 지놈앤컴퍼니 등에 투자하며 신약 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 브리즈바이오에 투자를 진행했다.
대웅제약은 CVC인 대웅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를 확대 중이다. 지난해 근골격계 질환 디지털 치료기기(DTx) 기업 에버엑스와 희귀질환자 데이터 솔루션 기업 휴먼스케이프에 연이어 투자하며,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들이 이렇게 VC 운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자체 연구 인력만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바이오 트렌드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자체 VC를 통하면 유망한 후보물질이나 혁신 기술을 보유한 초기 바이오텍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R&D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 수익을 넘어, 투자한 기업의 기술이 입증될 경우 공동 개발이나 기술 이전, 나아가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제약사들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면서 VC 투자가 그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본 한파를 겪고 있는 바이오 벤처 기업들에도 제약사의 VC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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