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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PBS 폐지한다더니…노조 "출연연 통제만 강화"

정부가 30년 만에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를 추진하며 출연연 자율성 확대에 나섰지만 연구현장에서는 여전히 정부 주도의 통제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PBS 폐지한다더니…노조 "출연연 통제만 강화"

R&D.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정부가 30년 만에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를 추진하며 출연연 자율성 확대에 나섰지만 연구현장에서는 여전히 정부 주도의 통제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3일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출연연법 전부개정안과 PBS 폐지 이행 고도화 방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노조는 공공기관 지정 해제와 PBS 폐지가 수십 년간 연구현장이 요구해 온 과제였고 출연연이 연구개발 국가대표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후속 제도 설계가 당초 취지와 달리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기보다 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통제 주체가 기획재정부에서 과기정통부로 바뀌었을 뿐 예산과 인력 운영에 대한 실질적 자율성은 확보되지 않았다”며 “연구현장이 주체가 되는 민주적 거버넌스 역시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이사제와 연구원평의회 도입 방안이 빠진 점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권한 확대가 포함된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연구기관 지원 역할을 맡아야 할 연구회가 오히려 통제 기능을 강화하면서 출연연 자율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다.

PBS 폐지 이후 추진되는 전략연구사업 운영 방식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자들이 과제 수주와 인건비 확보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연구 기획과 사업 결정 권한이 여전히 정부 중심으로 유지된다면 포스트 PBS 시대에 걸맞은 연구 자율성 확보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연구자 처우 개선 대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민간과의 임금 격차를 보완하기 위해 운영해 온 연구수당과 연구개발능률성과급 개편 방안이 오히려 연구현장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연구현장에서 제기돼 온 자율성 확대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앞서 본보가 출연연과 대학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최근 연구개발 정책 변화가 연구 환경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연구자들은 행정 부담 완화뿐 아니라 연구 방향과 운영에 대한 실질적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오기도 했다.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 관계자는 “출연연법 개정과 PBS 후속 제도는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다시 논의돼야 한다”며 “연구자율성을 보장하고 민주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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