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크기 HPSC 프로세서, 시스템온칩 구조
개발사 마이크로칩…심우주 방사선 대응 설계
우주선, 지구 관제 없이 자율 판단·임무 가능
민간 기업 '우주 컴퓨팅' 경쟁과 맞물려 주목
NASA의 고성능 우주 비행 컴퓨팅(HPSC) 프로세서. /사진=NASA·제트추진연구소-캘리포니아공과대학
[초이스경제 고계연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민간 기업과 손잡고 차세대 우주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시험에 나섰다. 손바닥 크기의 '고성능 우주 비행 컴퓨팅(HPSC)' 칩은 '시스템온칩(SoC)' 구조로, 심우주에서도 작동하는 동시에 기존 대비 연산 성능을 대폭 끌어올려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미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제트추진연구소(JPL) 발표를 인용해, NASA가 통신 지연 없이 우주선이 스스로 판단·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NASA의 이 같은 행보는 우주형 컴퓨팅 경쟁에 뛰어든 민간 기업들과 궤를 같이한다. 아마존·구글 등 빅테크는 위성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궤도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스페이스X 역시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저궤도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AI 연산에 특화된 맞춤형 칩 개발 경쟁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HPSC 프로세서(칩의 두뇌)는 손바닥 크기의 SoC로 중앙처리장치(CPU)·연산 가속기·메모리·통신 기능을 하나에 통합한 구조다. 이를 통해 기존 우주용 컴퓨터보다 효율과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으며, 초기 테스트에서 방사선 경화 칩 대비 최대 500배의 성능을 보였다.
현재 NASA는 화성 탐사차 '퍼서비어런스' 등에 2001년 개발된 'RAD750'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안정성은 뛰어나지만 성능은 1990년대 PC 수준에 머물러, 심우주에서는 통신 지연으로 실시간 대응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HPSC 프로세서가 '게임 체인저'로 주목된다.
방사선·열·충격 등 극한 환경을 모사한 테스트는 올해 2월 JPL에서 시작됐다. JPL의 운용은 캘리포니아공대(Caltech)가 맡고 있다. 연구팀은 첫 작동 확인 이메일 제목을 '헬로 유니버스(Hello Universe)'로 정해 초기 개발자들의 '헬로 월드' 메시지에 경의를 표했다.
신형 칩의 핵심은 방사선에 견디도록 설계된 '방사선 강화 프로세서'다. 고에너지 입자와 급격한 온도 변화가 이어지는 심우주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HPSC는 지구 관제 지시를 기다리던 기존 방식과 달리, AI를 기반으로 인간 개입 없이도 복잡한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HPSC 개발사는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로, 2022년 JPL의 파트너로 선정됐다. 자체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프로세서를 개발했으며, 샘플은 이미 방산·항공우주 분야 초기 체험 파트너들에게 제공됐다.
비행 인증을 마치면 NASA는 지구 궤도 위성, 행성 탐사 로버 등 광범위한 임무에 해당 칩을 적용할 계획이다. HPSC는 항공·자동차 제조 등 지상 산업뿐 아니라 달·화성 유인 탐사의 핵심 두뇌로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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