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CEO. 사진 제공= LG전자
[오피니언뉴스=박정훈 기자] 류재철 LG전자 CEO가 인공지능(AI) 홈 로봇을 통해 '가사 노동 제로' 시대를 현실화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류 사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전방위적 협력을 강조하며 가전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로봇 산업으로 전이해 주거 공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류 CEO는 16일 SNS를 통해 LG전자 로봇 사업의 핵심 비전을 공유하며, 궁극적인 목표로 집안 전체를 조율하는 '공간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로봇 도입을 꼽았다. 이는 로봇을 단순한 가전제품의 연장선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보조하고 공간을 관리하는 능동적인 파트너로 격상시키겠다는 선언이다. 특히 올해 초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AI 홈 로봇 '클로이드'(CLOiD)가 그 전환점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구축한 견고한 'AI 동맹'이었다. LG전자는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상황 판단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구글의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접목하고 있다. 사용자의 모호한 음성 명령을 문맥에 맞게 파악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지능을 확보한 것이다.
동시에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아이작'(Isaac)을 활용해 가상 환경 내에서 로봇을 무한 반복 훈련하며 비정형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류 사장은 "바닥의 양말이나 갑자기 뛰어드는 아이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정 내 변수는 로봇에게 매우 가혹한 과제"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빅테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필수적임을 설명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로봇 관절의 핵심인 액추에이터를 독자 부품 브랜드 '악시움'(AXIUM)으로 육성하며 제조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는 소프트웨어의 지능과 하드웨어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결합해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로봇 사업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지난 70년간 가전 시장을 지키며 축적한 독보적인 '생활 데이터'가 있다. 류 사장은 이러한 데이터가 구글이나 엔비디아 같은 데이터 전문 기업들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LG만의 핵심 자산임을 강조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주거 환경의 세밀한 변화를 읽어내는 능력이 로봇의 '공감 지능'으로 발현되어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만든다는 것이다.
나아가 LG전자는 이러한 가정용 로봇의 성공을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 이미 미국 서비스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확보해 상업용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로보스타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 등 산업용 로봇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최근 피구어 AI와 애지봇 등 휴머노이드 유망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 역시, 가정에서 검증된 로봇 솔루션을 물류, 제조, 의료 등 고부가가치 산업 현장으로 전이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LG전자의 로봇 사업은 단순한 신사업 진출을 넘어, 전 세계 가정을 연결하는 거대한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류재철 CEO의 발언은 클로이드를 필두로 가사 노동의 실질적 해방을 이끄는 것은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글로벌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LG전자의 미래 전략과 같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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