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타워·워시콤보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제품 경쟁력으로 시장 확대
UP가전·구독 결합한 '서비스형 가전' 전환…지속 수익 모델 구축
44억 인구 아태 시장 정조준…현지 맞춤·B2B 동시 공략으로 성장 축 확보
LG전자가 아시아·태평양(APAC) 시장을 겨냥해 '제품+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가전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한국식 주거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하며 글로벌 사우스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번 전략은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AI 기반 서비스 확장, 구독 모델 도입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가 부산에서 개최한 'LG 이노페스트 2026 APAC'은 이러한 전략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의 유통 파트너와 미디어를 초청해 신제품과 사업 방향을 공유한 이번 행사는, 중동·아프리카와 중남미에 이어 이어지는 글로벌 로드맵의 완결판 성격을 띤다. 특히 한국에서 행사를 연 점은 K-콘텐츠와 결합된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시장 구성 역시 드라마 속 공간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제품을 넘어 생활 방식 자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전략의 중심에는 '프리미엄 가전'이 자리한다. 워시타워와 워시콤보 등 세탁 솔루션은 공간 효율성과 디자인, 사용 편의성을 동시에 강화한 대표 사례다. 다양한 용량과 규격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한 점은 국가별 주거 환경 차이를 고려한 대응으로 읽힌다. 이미 글로벌 누적 판매 320만 대를 넘어선 워시타워는 LG전자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아태 시장에서도 동일한 성공 공식을 적용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여기에 고효율 히트펌프 건조기 등 에너지 절감형 제품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ESG 트렌드 확산에 대응하는 동시에 전력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부 지역 특성까지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도 강화되고 있다. 동남아의 고온다습한 기후를 반영한 다중 제빙 기능 냉장고, 용도에 따라 냉장·냉동 전환이 가능한 컨버터블 제품, 공간 활용도를 높인 슬림형 설계 등은 생활 환경 차이를 세밀하게 반영한 사례다. 이는 글로벌 표준 제품을 단순히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별 생활 방식에 맞춘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LG전자는 B2B와 빌트인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식기세척기, 스마트 오븐, 일체형 후드, 상업용 세탁 솔루션 등은 호텔·레지던스·외식업 등 성장하는 서비스 산업과 연계된 영역이다. 이는 가전 사업이 개인 소비재 중심에서 공간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안정적인 수요 기반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이번 전략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서비스형 가전'으로의 전환이다. LG전자는 AI홈 플랫폼 '씽큐'를 기반으로 기능을 지속 업데이트하는 'UP가전'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제품 판매 이후에도 기능을 개선하며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구조로, 하드웨어 중심 사업에서 소프트웨어·데이터 기반 사업으로의 전환을 시사한다. 이미 한국을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을 거쳐 아시아 주요 국가로 서비스가 확장된 점은 글로벌 플랫폼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구독 사업까지 결합되면서 수익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 제품 구매 대신 월 단위 이용과 관리 서비스를 포함하는 방식은 초기 비용 부담이 큰 신흥 시장에서 특히 유효하다. 도시화와 중산층 확대가 빠르게 진행 중인 아시아 시장은 이러한 모델이 자리잡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LG전자가 말레이시아·태국·대만·베트남 등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는 단발성 판매에서 벗어나 장기 고객 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약 44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생활 수준 향상, 전력 효율에 대한 관심 확대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LG전자 입장에서는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가 가능한 시장이다. 실제로 브랜드 평가에서도 세탁기·건조기·청소기 등 주요 품목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점은 시장 확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결국 이번 이노페스트는 LG전자가 단순한 가전 제조업체를 넘어 '생활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낸 자리로 평가된다. 제품 혁신, 서비스 확장, 지역 맞춤 전략이 결합된 'K-라이프스타일' 모델이 아시아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에 따라, LG전자의 글로벌 경쟁력 역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