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담에도 1분기 최대 매출… 전장 수익성 개선
구독형 가전·전장 호조 흐름... HVAC·AIDC로 확대
플랫폼·로봇·공조로 사업 확장 움직임에 기대감도
디자인=김승종기자/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가전시장의 침체로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졌던 LG전자가 시장의 기대를 상회하는 1분기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전장과 B2B 영역의 호조세가 경기둔화와 관세 부담으로 인한 감소치를 상쇄했다. 여기에 일회성 판매 중심이었던 가전사업이 구독형 서비스와 온라인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주요 부문별 실적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 핵심 먹거리로 부상할 로봇, HVAC, 데이터센터 공조 등 제조업 외 사업의 수익성 실현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지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가전·전장·B2B로 수익 견인... 반전 보여준 1분기 실적
LG전자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23조 7,272억 원, 영업이익 1조 6,737억 원을 기록한 이번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32.9% 증가한 수치였다. LG전자는 “역대 1분기 경영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가장 높았고,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LG전자는 이번 실적을 견인한 주요 요소로 HS(Home Appliance Solution, 생활가전)사업본부의 판매 증대와 VS(Vehicle Solution, 자동차 전장)사업본부의 높은 수익 실현을 꼽았다. 2025년 4분기 1,711억 원 적자를 면치 못했던 HS사업본부는 이번 1분기 매출액 6조 9,431억 원, 영업이익 5,697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와 함께, 온라인 채널 확대와 구독형 서비스를 제시하면서 가전의 고급화 전략과 대중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美 관세 영향이 있었지만 8.2%의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며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고 온라인, 가전구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동차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탄탄한 수주잔고가 수익 방어에 주효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동차 전장사업은 장기 공급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높은 수주잔고는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용부담이 높은 초기 투자기간을 벗어나 본격적인 양산체제로 전환되면서 전장사업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특히 일반적인 전장 부품과 장비 공급을 넘어,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장비를 공급하면서 제품 당 판매마진도 향상됐다. 단순 기판, 배선 등 부품을 넘어, OLED를 적용한 차량 디스플레이와 AI 기반 소프트웨어, 자율주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UI 디자인 등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여기에 관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한 현지 생산 강화 전략도 주효했다. LG전자는 베트남·멕시코·폴란드 등 해외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국가별 관세 부담 영향을 줄이고, 원자재 공급 라인 확대를 추진해왔다. 미국의 관세 정책을 대응해 북미 수출제품을 멕시코 생산기지에서 자재 조달부터 생산까지 가능하도록 조치한 점이 관세 타격을 피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의 경우 폴란드를 거점으로 공급망을 확대하면서 HVAC(난방, 환기, 냉방 등 공조시스템) 시장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성과내기 시작한 B2B도 주목... 반등세 이어갈까?
LG전자는 최근 HVAC, AI 데이터센터 냉각, webOS 플랫폼 사업 등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HVAC는 상업용 냉난방과 빌딩 공조, 히트펌프, 칠러 등을 포함하는 B2B 사업으로, 북미·유럽 중심의 고효율 공조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은 GPU 기반 AI 서버 확산으로 발열 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칠러와 데이터센터 냉각수 분배 장치(CDU), 액체냉각 등 열관리 솔루션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webOS 플랫폼도 새로운 가능성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TV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광고·콘텐츠·스트리밍 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인 webOS 플랫폼은 TV 판매 이후에도 반복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형 모델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들 사업이 LG전자의 체질을 기존 가전 제조 중심에서 B2B·플랫폼 기반 구조로 전환시키는 핵심 축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전망치도 비교적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2분기 성장세 유지에 무게를 두면서 HVAC와 로봇 엑츄에이터 등 신사업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9,566억 원으로 전망한다”며 “2분기에는 북미 관세 환급금이 반영될 예정”이라 전망했다. 또한 “HVAC·로봇·AI가전·빅테크와 협업 레퍼런스 등 모멘텀이 현실화될 경우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진단했다.
IBK증권은 “LG전자의 26년 2분기 매출액은 25년 2분기 대비 6.7% 증가한 18조 782억 원으로 예상한다”며 “부진한 업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VS사업부 수익성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한 점에서 아직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 국면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iM증권은 “피지컬AI 시대에 부품부터 세트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저력은 시장이 아직 반영하지 못한 히든밸류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상반기 중 액츄에이터 양산 체제 수립과 초도 물량 판매를, 하반기 이후에는 외부 판매와 2028년 가정용 휴머노이드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LG전자의 가치 재평가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시장은 LG전자가 본업인 가전의 호실적이 HVAC와 데이터센터 공조, 로봇 등 신사업 분야로 이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LG전자가 기존 가전 중심 기업에서 B2B·플랫폼 기반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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