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AI 추론 시장 커진다…NPU로 승부수
“글로벌 AI 인프라 핵심 플레이어 거듭나겠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리벨리온>
최근 AI 산업 무게중심이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드는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다. 추론 단계에서 전력 효율과 비용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악해 온 AI 반도체 시장에도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딥엑스·리벨리온·퓨리오사AI(가나다순)로 대표되는 ‘K-팹리스’ 3인방이 추론 특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앞세워 이 틈을 파고 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AI 추론 시장 규모는 2026년 1178억 달러(한화 약 173조8257억원)에서 2034년 3126억4000만 달러(461조3316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3%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토종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Rebellions)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리벨리온은 추론 특화 AI 반도체 칩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리벨리온은 2020년 9월 박성현 대표를 포함한 한국인 핵심 인력들이 설립했다. 박 대표는 카이스트(KAIST)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전자·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인텔·스페이스X·모건스탠리에서 AI 반도체 설계 경험을 쌓았다.
박 대표는 미국 내 창업도 고려했지만 한국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잠재력을 보고 귀국을 결정했다. 리벨리온이라는 사명은 엔비디아 중심의 반도체 질서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반란’이라는 뜻의 영어단어에서 따왔다.
반란은 빠르게 성과로 나타났다. 설립 1년여 만인 2021년 11월 금융 거래에 특화된 AI 반도체 ‘아이온(ION)’을 출시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아이온은 TSMC 7나노미터(㎚)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됐다.
리벨리온이 2023년 2월 출시한 AI 반도체 ‘아톰(ATOM)’.<리벨리온>
이후 2023년 2월에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아톰(ATOM)’을 선보였다. 아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5㎚ 공정을 적용해 개발된 리벨리온의 1세대 NPU 칩으로 SK텔레콤·KT클라우드 등에 공급됐다.
설립 3년 만에 두 개의 칩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리벨리온은 2024년 12월 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코리아와의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이를 계기로 리벨리온은 국내 최초 AI 반도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리벨리온은 2023년 대비 2025년 매출 약 10배 확대하며 국내 NPU의 상용화 가능성을 실적으로 입증했다. 또 설립 5년 만에 300여명의 인력 규모를 갖추고 제품 출시부터 양산까지 주요 마일스톤을 빠르게 달성해 왔다.
국민성장펀드 직접 지분투자 첫 기업
최근에는 정부로부터 사업화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국민성장펀드 1호 직접투자’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 일환이다. GPU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NPU를 중심으로 국산 AI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를 계기로 리벨리온은 총 6400억원 규모의 프리IPO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기업가치는 3조4000억원에 달한다. 리벨리온은 이번 자금을 바탕으로 인재 채용에 공격적으로 나서 조직 규모를 빠르게 키울 방침이다. 글로벌 AI 추론 시장 속도전 승패는 결국 ‘인재’에 달려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기반으로 리벨리온은 2세대 NPU 칩 ‘리벨100’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앞서 리벨리온은 지난해 8월 리벨100을 개발했으며, 올 하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리벨100은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탑재해 데이터 병목현상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AI 추론 시장이 개화하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며 “경쟁력 있는 인재들과 함께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팀을 키워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인재밀도를 갖추고,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중심에서 한국 AI 및 반도체 생태계와 함께 그 경쟁력을 직접 증명해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리벨리온은 향후 5년을 ‘비(非)엔비디아’ 중심의 새로운 AI 인프라 체계가 형성되는 시기로 보고, 이 흐름을 주도하는 선봉장이 되겠다는 포부다. 박 대표는 “앞으로 리벨리온의 1보 전진은 대한민국의 1보 전진이라는 책임감으로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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